'아내 치료에 불만' 60대남, 부산대 병원에 휘발유 뿌렸다

부산대병원 응급실서 화재
진료 불만 가진 60대 방화 시도
5분만에 진화…47명 대피
/사진=연합뉴스
부산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보호자인 60대 남성이 음주 상태로 방화를 시도해 환자와 의료진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병원 의료진의 신속한 진화로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았으나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25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밤 9시 45분경 부산 서구 부산대 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60대 남성 A 씨가 패트병에 2ℓ의 휘발유를 담아와 자신의 몸과 병원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로 방화를 시도했다.이를 목격한 의료진이 병원에 비치된 소화기 등을 이용, 5분여 만에 신속히 진화해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불은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화 소동으로 응급실 환자 18명과 의료진 29명 등 47명이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으며 응급실도 11시간가량 운영되지 못했고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A 씨는 왼쪽 어깨부터 다리까지 2~3도 화상을 입고 부산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환자의 보호자로 응급실에 온 A 씨는 방화 3시간여 전 부인을 빨리 치료하라며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 의료진이 치료를 위해 부인 팔을 결박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렸다.

의료진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아내와 분리한 뒤 귀가 조처했으나 A 씨는 휘발유를 들고 응급실을 다시 찾아 방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며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