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원샷 원킬'…최고의 물고기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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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끝'…'물고기 저승사자' 검은댕기해오라기 그는 목표물을 정하면 움직이지 않고 끝까지 기다리다 순식간에 공격한다. 어느새 그의 부리에는 물고기가 달려 있고 물고기는 살려고 팔딱이지만 벗어나지 못하고 입으로 빨려 들어간다.
최고의 물고기 사냥꾼 가운데 하나인 여름 철새 검은댕기해오라기다.
대관령의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가는 강릉의 한 하천.
그 하천의 큰 물줄기로 이어지는 아주 작은 지류가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터다. 그 지류에는 작은 시멘트로 된 턱이 있어 상류로 올라가려는 피라미 등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사냥의 명당이다.
검은댕기해오라기 1마리가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그가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과 가까운 바위에 은밀하게 접근해 자리를 잡았다. 바위에서 몸을 바짝 웅크리고 머리를 쭉 빼 먹잇감을 노리며 잠복에 들어간다.
이제 긴 기다림의 시간이다.
목표물을 정할 때까지 거의 꼼짝하지 않고 집중한다. 가끔 입맛을 다시며 전의를 불사른다.
그렇게 은밀하게 바위에서 잠복해 때를 기다리던 검은댕기해오라기가 순식간에 피라미를 낚아챈다.
물고기 많이 모여 있는 곳은 가급적 공격하지 않고 무리에서 이탈한 피라미를 목을 있는 대로 빼고 날개를 편 채 온 몸을 던져 잽싸게 물속으로 공격한다.
기쁨도 잠시 먹이를 삼키고는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물고기가 올라오는 여울이 있는 길목에서 다시 잠복에 들어간다. 모래톱에서도 몸을 납작 엎드린 채 사냥감을 노린다.
이곳이 명당이다 보니 다른 검은댕기해오라기가 이곳을 넘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
그러면 털을 잔뜩 세우고 날아가 쫓아낸다.
이곳 터줏대감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또다시 자리를 옮겨 잠복에 들어가고 그러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변하면 목표를 바꿔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은 '원샷 원킬'이다.
사냥을 시도하면 거의 백발백중이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피라미가 시멘트 턱이 있는 지류의 여울을 넘어 상류로 잽싸게 올라가면 쫓아가 낚아채기도 한다.
이때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고기가 대상이어서인지 사냥 확률은 좀 낮은 편이다. 이렇게 한 번에 4∼5마리의 물고기를 사냥해 배를 어느 정도 채우면 잠시 이곳 사냥터를 떠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돌아와 사냥을 반복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며칠 전 수달이 나타나 물고기들이 난리가 났고 삵이 지나가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여름 내내 자리를 옮기며 잠복하고 사냥을 반복하다 가을이면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날아간다.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이 그렇듯 끝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면 성공의 가능성이 크고, 목표를 정하지 않고 이리저리 방황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우리의 인생사와 비슷한 것 같다. /연합뉴스
최고의 물고기 사냥꾼 가운데 하나인 여름 철새 검은댕기해오라기다.
대관령의 물줄기가 바다로 흘러가는 강릉의 한 하천.
그 하천의 큰 물줄기로 이어지는 아주 작은 지류가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터다. 그 지류에는 작은 시멘트로 된 턱이 있어 상류로 올라가려는 피라미 등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사냥의 명당이다.
검은댕기해오라기 1마리가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그가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과 가까운 바위에 은밀하게 접근해 자리를 잡았다. 바위에서 몸을 바짝 웅크리고 머리를 쭉 빼 먹잇감을 노리며 잠복에 들어간다.
이제 긴 기다림의 시간이다.
목표물을 정할 때까지 거의 꼼짝하지 않고 집중한다. 가끔 입맛을 다시며 전의를 불사른다.
그렇게 은밀하게 바위에서 잠복해 때를 기다리던 검은댕기해오라기가 순식간에 피라미를 낚아챈다.
물고기 많이 모여 있는 곳은 가급적 공격하지 않고 무리에서 이탈한 피라미를 목을 있는 대로 빼고 날개를 편 채 온 몸을 던져 잽싸게 물속으로 공격한다.
기쁨도 잠시 먹이를 삼키고는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물고기가 올라오는 여울이 있는 길목에서 다시 잠복에 들어간다. 모래톱에서도 몸을 납작 엎드린 채 사냥감을 노린다.
이곳이 명당이다 보니 다른 검은댕기해오라기가 이곳을 넘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
그러면 털을 잔뜩 세우고 날아가 쫓아낸다.
이곳 터줏대감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또다시 자리를 옮겨 잠복에 들어가고 그러다 자신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변하면 목표를 바꿔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은 '원샷 원킬'이다.
사냥을 시도하면 거의 백발백중이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피라미가 시멘트 턱이 있는 지류의 여울을 넘어 상류로 잽싸게 올라가면 쫓아가 낚아채기도 한다.
이때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고기가 대상이어서인지 사냥 확률은 좀 낮은 편이다. 이렇게 한 번에 4∼5마리의 물고기를 사냥해 배를 어느 정도 채우면 잠시 이곳 사냥터를 떠났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돌아와 사냥을 반복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며칠 전 수달이 나타나 물고기들이 난리가 났고 삵이 지나가는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검은댕기해오라기는 여름 내내 자리를 옮기며 잠복하고 사냥을 반복하다 가을이면 월동을 위해 남쪽으로 날아간다. 검은댕기해오라기의 사냥이 그렇듯 끝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면 성공의 가능성이 크고, 목표를 정하지 않고 이리저리 방황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우리의 인생사와 비슷한 것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