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서 집산 사람 누굴까…'저가' 아니면 '현금부자'

서울 아파트 거래 전반적인 침체기
6억원 이하 또는 15억원 이상이 거래주도

6억 이하, 보금자리론 적용…15억 이상 현금거래
"대출 규제, 금리 인상기 영향 안 받아"
사진=뉴스1
아파트 거래도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는 6억원 이하의 저가 혹은 15억원 이상의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 거래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 극심한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대출이 가능하거나 아예 현금부자들이 집을 산 셈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공개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는 총 7488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실거래 신고 건수 2만6263건 대비 71.4%가 줄어든 셈이다. 거래량이 작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전체적으로 거래는 줄었지만, 비중 면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6억원 이하 거래 건수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이다. 상반기에 6억원 이하의 거래는 2819건으로 전체의 37.6%에 달했다. 지난해 비중이 30.4%(7988건)였던 것과 비교하면 7.2%포인트(p) 높아졌다. 6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기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출이 자유로운 편이다보니 내집 마련 수요는 꾸준한 것으로 해석된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비중은 21.4%(1599건)로 지난해 상반기 27.9%(7335건) 보다 줄었다. 집값 상승으로 작년보다 6억 초과∼9억원 이하 대상 아파트가 늘었지만, 대출 부담으로 실제 매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20%로 축소되는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23.8%(1782건)로 지난해 25.9%(6806건) 보다 줄었다.

이러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현금으로만 매입이 가능한 고가 아파트의 거래비중은 되레 증가했다. 담보대출이 안 되다 보니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올해 거래 비중은 17.2%(1288건)로, 작년의 15.7%(4134건)보다 소폭 늘었다. 실거래가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2%(579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1%(307건)로 두배가량이 증가했다.한편 초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서초구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7㎡는 지난달 23일 68억원(1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 3월 63억원(36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5억원이 뛰었고, 약 1년 전인 지난해 6월 11일 51억원(8층)과 비교하면 17억원이 상승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또한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31.49㎡는 지난 2일 47억6500만원(3층)에 손바뀜이 발생했다. 한양7차 전용 106.22㎡는 지난달 17일 39억8000만원(10층)에 매매돼 지난해 10월 30일의 종전 최고가(38억원·8층)를 넘어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