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BTS 뷔, 지킬 역할로 탐나"

"'국보' 박효신 위해 '웃는남자'에서 '그 눈을 떠' 등 3곡 써"
웃는남자·데스노트·마타하리 등 동시공연…"하루 8천명이 제 작품 봐"
'지킬 앤 하이드', '웃는남자', '데스노트' 등 한 번쯤은 들어봤을 대형 뮤지컬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한국을 찾았다. 관객을 전율케 하는 폭발적인 넘버(곡)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라고도 불리는 와일드혼은 한국 뮤지컬 배우와 관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와일드혼은 23일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박효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와, 이런 목소리를 위해 작곡한다면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를 위해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모두의 세상', '그 눈을 떠', '웃는 남자' 등 3개 넘버를 작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효신은 '국보'다. 목소리의 아름다움과 힘, 열정, 가사를 해석하는 능력이 있다"며 "박효신의 팬으로, 그를 위한 뮤지컬을 작곡하고 싶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는 영혼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배우가 많다"며 "그런 배우들이 제 노래를 부르니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뮤지컬 배우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는 "재능으로만 치면 브로드웨이에서 거뜬히 해낼 사람들은 넘쳐난다"며 "김준수를 만나서도 영어를 배우라고 닦달했고, 한국 프로듀서에게도 배우 몇 명을 뉴욕이나 런던에 데려가자고 했는데 보내고 싶어하지 않더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데스노트'처럼 일본 만화가 서양권 문화로 넘어갔을 때 아시아 배우들이 주인공도 맡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방탄소년단(BTS) 뷔가 콘서트 사전 음향체크를 하면서 '지금 이 순간'(지킬 앤 하이드 대표 넘버)을 부르더라"며 "내가 지킬 역할로 탐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K-뮤지컬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영화나 드라마는 만들고 나면 끝난 것이지만 뮤지컬은 라이브라서 사랑을 많이 받는 다른 한국 콘텐츠와는 다르다"고 유보적으로 답했다. 현재 '웃는남자', '마타하리', '데스노트' 등 서울 주요 뮤지컬 극장에서 와일드혼의 작품 3개가 동시에 공연되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도 지방 투어 공연 중이다.

와일드혼은 "매일 밤 제 작품을 보는 (한국)관객 수가 7천∼8천명"이라며 "18년 동안 한국 관객과 제 음악 사이 아름답고 낭만적인 연애가 이뤄졌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 관객층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어리다는 점이 감탄스럽다"며 "앞으로도 이 업계가 건강하게 성장·성숙해나갈 수 있다는 것일 테니 큰 장점"이라고도 설명했다.

다음 달 7일에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뮤지컬 콘서트 '온리 러브'도 연다. 콘서트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와 '웃는 남자', '몬테크리스토', '엑스칼리버' '마타하리', '더 라스트 키스', '스칼렛 핌퍼넬' 등 와일드혼이 작곡한 7개 작품의 19곡이 공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