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가격, 원유보다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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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옥수수 공급난 맞물려최근 에탄올 가격이 원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휘발유에 혼합하는 에탄올 비율을 올리는 등 미국의 휘발유 공급난 대책과 세계적인 옥수수 공급난이 맞물려 에탄올 가격을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에탄올 선물 14% 상승
26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시카고에탄올플랫 선물 가격은 지난 24일 갤런당 2.81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초(4월 1일) 가격인 2.468달러 대비 14.1% 올랐다. 같은 기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상승률(10.6%)보다 높은 상승 폭이다. 10일엔 에탄올 선물 가격이 2.87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에탄올 가격이 급등한 것은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남미, 미국의 이상기후로 옥수수 공급이 줄어 가격이 치솟았다. 올해 초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부셸(약 25.4㎏)당 6달러 안팎이던 옥수수 선물 가격은 24일 7.50달러로 25% 상승했다. 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옥수수 공급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말 옥수수 가격이 10달러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휘발유 공급난 대책도 에탄올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미국 행정부는 올여름 휘발유에 혼합할 수 있는 에탄올 비율을 10%에서 15%로 높였다.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에탄올 함량을 늘려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하려는 조치였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는 매년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에탄올 함유 비율이 15%인 휘발유 판매를 금지해왔다.
가격이 뛰자 에탄올 생산량은 늘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 내 에탄올 생산량은 지난달 초 하루 1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최고치인 110만 배럴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