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축소→소비위축→경기침체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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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설비투자 증가율도 마이너스로 추락국내 기업들이 올 들어 경영 환경 불확실성과 비용 압박으로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설비투자가 줄면서 고용·소득 감소에 이어 소비도 위축되는 등 경제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행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8.3%) 대비 대폭 하락한 수치다. 특히 한은은 올 상반기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상반기엔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 등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들어 원재료값 상승 등 기업들의 비용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이 더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다음달 하반기 설비투자계획 통계조사를 앞두고 상반기 설비투자 수치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산업은행은 올해 국내 3162개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186조9000억원으로, 작년(180조4000억원)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 머물러 있던 작년 11월 말 수립한 경영계획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 등 투자 여건을 종합할 때 올해 설비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대폭 줄면 고용 축소와 소득 감소에 이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빚게 된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과 대출금리까지 오르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