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언덕' 찾은 2만 갤러리…명품대회 이끈 '주연 같은 조연'

"명품샷 직관 왔어요"

서울서 1시간…톱랭커 총출동
가족 단위·2030 갤러리 몰려
26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 3라운드에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18번홀에서 박민지, 박지영, 서어진 등이 속한 ‘챔피언 조’의 경기를 갤러리들이 지켜보고 있다. 포천힐스CC=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 최종 라운드가 열린 26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은 가족 단위 갤러리들로 가득 찼다. 연인 또는 친구들과 ‘명품 샷’을 ‘직관(직접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2030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 기간 포천힐스CC를 찾은 누적 관람객은 2만여 명.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식 집계한 결과다. 3년 만에 맞은 관중 덕분에 안 그래도 뜨거웠던 경기 열기는 터져나갈 것처럼 달아올랐다. 선수들이 샷을 할 때마다 “나이스샷!” “굿샷!”이 이어졌고, 퍼터를 떠난 공이 홀 컵을 지나치면 “하~”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1만 명이 넘는 ‘구름 갤러리’가 최종 라운드 18번홀(파5) 그린으로 향하는 ‘챔피언조’를 따라 페어웨이를 걷는 모습은 선수와 갤러리가 함께 만든 명장면이 됐다. 서울 어디에서나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골프장에서 열린 데다 올해 상금랭킹 ‘톱10’이 총출동한 덕분이다. 경기 부천에서 온 전기현 씨는 “몇 년 전 업무 때문에 포천에 왔을 땐 두 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오늘 와보니 딱 1시간 걸렸다”며 “생각보다 접근성이 좋아 놀랐다”고 했다.

그린 주변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보는 갤러리도 많았다.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다니는 대신 그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놓고, 이 홀을 찾는 선수의 그린 플레이를 관람하는 것이다. 오후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와 달리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자 대다수 갤러리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3년 만에 유관중으로 대회를 연 덕분에 포천힐스CC 인근 식당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포천 시내에서 홀인원숯불갈비를 운영하는 김정미 사장은 “대회 기간에 단체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포천힐스CC 클럽하우스와 갤러리 주차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포천 시내 중간 정류장에도 정차해 손님 접근성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포천힐스CC=한재영/김진원/나수지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