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속의 카나리아, 그리고 터닝 포인트 [NH WM마스터즈의 금융톡톡!]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약세시장 지속될 것…그래도 기회는 있어"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도 장기화하고 있고, 글로벌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는 등 어려운 시장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반기는 상반기 과도하게 반영됐던 공포심리가 일부 완화돼 주식시장의 하락을 일정 수준 되돌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거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20% 하락한 이후 60일 이내에 하락폭의 30% 되돌림이 일반적인 현상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률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모멘텀(동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로 인해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후퇴했습니다.

기술적 반등 기대감 있지만…경기둔화 우려 여전해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에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이 확인되고, 중국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가 실물지표에 반영되어야 추가적인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주식시장은 물가와는 무관하게 견조한 수요가 창출되는 퀄리티 성장주, 보복 여행·레저 관련 서비스업의 차별화가 나타나며 반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 침체를 무릅쓰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Fed의 긴축 전망 강화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입니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4번의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Fed가 실제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에 제시된 연말 기준금리 3.375% (3.25~3.50%) 전망만큼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기준금리 역전 폭은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 사례가 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원·달러 환율의 약세가 전망되는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자산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바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외국계 자금이 유출 우려는 곧 코스피 약세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 이후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정상화 단계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주요 가격 지표(물가, 유가 등)들의 누적 효과로 경기 둔화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러시아 국제 결제망(SWIFT) 규제에도 달러 패권의 도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강달러를 향한 욕구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수입은 확대되는 반면, 선진국 수요 둔화 우려로 수출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연말로 갈수록 한국 무역적자 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내외적인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말까지 일정 수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말로 갈수록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우호적이지 않은 원·달러 환율 흐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이후에도 지속되는 고물가 레벨 등의 악재 누적으로 제조업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며 주식 시장은 하락추세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는 한국의 자생적인 경기 모멘텀도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도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국이 잘하는 것에 기회가 존재

현재 시장엔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인건비 상승 등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환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기업 이익 침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에 시대의 변화에 동조하는 기업, 사이클 변화에 편익을 누릴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합니다. ① 구조적 성장 분야(시대의 변화: 전기차, Automation/AI), ②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며 변화를 노리는 기업(기업의 변화: 게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③ 투자 집중 사이클을 지나 타이트한 공급 상황 및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투자의 변화: 통신) 등입니다.

우선,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자동화는 미래 성장 산업인 동시에 당면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는 기술입니다.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하며 이미 변곡점(tipping point)를 넘어섰습니다. 향후 미래차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기업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예상됩니다. 자동화는 기업들이 임금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투자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새로운 제조업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장기 테마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두번째로 대외적 어려움에도 기업 자체가 변화하는 기업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과거 한류는 중국의 의존도가 높았습니다만, 이제는 한류 3.0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제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전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2022년 하반기 투자 아이디어. (사진 = NH투자증권)
올해 하반기 엔데믹으로 국내외 오프라인 공연 재개가 본격화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갈수록 성장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작년 흥행에 이어 올해도 기대작 출시가 예정된 미디어(콘텐츠) 분야, 콘솔게임 신작으로 미국과 유럽 신규 시장 개척 등 판로 다양화 효과가 기대되는 게임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의 변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구경제(old economy)는 낮은 재고와 높은 수요, 가격 전가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의 신규 투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경기 모멘텀 둔화가 예상돼 향후에도 신규 투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투자 행태 변화 고려 시, 이미 투자가 진행됐고 수확의 시기를 맞는 기업은 안정적일 것입니다. 비용 감소의 수혜를 누리기 때문입니다. 통신 업종이 이에 해당합니다.초기 5G 투자가 일단락된 2020년부터 비용이 하향 안정화되며, 영업이익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어서입니다.

어려운 시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도 장기화되고 있고, 글로벌 물가도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 관리의 기간이 일정기간 지나가고 나면 다시 투자기회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김병연 NH WM마스터즈 수석 전문위원(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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