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상민 "경찰, 30년간 권력과 가까워"…하나씩 고칠 것"

"역대 정부, 행안부 '패싱'한 것…공룡경찰 우려 커"
'경찰국 신설 탄핵사유' 주장에 "납득 어렵다"
"정부조직법 개정 추진할 생각 전혀 없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브리핑을 열고 행안부 내에 경찰업무조직을 이른 시일 내에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30년간 경찰 조직이 변하지 않은 이유는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헌법 정신에 맞게 하나하나 고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그간의 경찰 지휘 체계와 관련, 역대 정부가 행안부를 '패싱'한 것이라면서 최근 강화된 경찰의 권한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이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행안부마저 경찰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손 놓고 있는 것은 행안부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찰에 대한 감찰과 징계의 개선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권고안에서 향후 대책으로 제시된 범정부적인 경찰제도발전위원회 구성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이 장관의 입장 및 기자단과의 일문일답.
-- 계획에 따르면 행안부가 오히려 대통령실의 경찰에 대한 관여 통로로 행위하게 되는 것 아닌가. ▲ 이른바 'BH'(Blue House·청와대를 뜻하는 영문표기)로 불리던 과거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직접 상대해서 지휘하는 것과 헌법과 법률 명하는 국무총리, 행정 각 부의 장을 통해 제대로 된 지휘라인으로 지휘하는 것이 결코 같을 순 없다.

-- 장관 취임 후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바로 구성됐고, 4차례 회의 이후 오늘 발표를 한 후 다음달 15일 경찰조직 밑그림을 발표하겠다고 한 건 짧은 시간 안에 너무 과도한 것 아닌가.

▲ 이 (경찰 통제 방안 미비)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은 당시 이른바 검수완박법이 통과됐고 더더욱 생각을 굳히게 됐다.

행안부 내에 (경찰 지휘·감독할) 조직이 없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리고 왜 30년간 경찰 조직이 변화하지 않았나.

경찰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

헌법과 법의 정신에 맞게 하나하나 고쳐 나가겠다.

지금은 인사 제청권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완전 공백 상태라 민주적 통제가 불가능하다.

-- 경찰의 반발이 상당히 거센데 어떤 방식으로 경찰 입장을 들을 것인가.

▲ 소통이 부족했지만, 일선 경찰관들이 오늘 발표 내용을 만일 아셨다면 반발은 거의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아직 권고안을 받아들이기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앞뒤가 맞지 않아서 소통 시기를 늦췄다.

일선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차기 경찰청장과도 소통하겠다.

-- 경찰조직 신설을 시행령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 법률과 맞지 않으므로 탄핵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야당 측에서 나온다.

이런 논란 없애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 계획도 있나.

▲ 탄핵은 고위직 공무원이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 했을 때 하는 것인데, 행안부 경찰 조직 신설은 결코 위법한 행위가 아니다.

현행 법률로도 문제가 없어서 조직법 개정 추진 생각은 전혀 없다.

비정상화를 정상화로 하겠다는데 그것을 탄핵 사유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저로서는 상당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 행안부가 경찰국 인사권과 징계권 행사하면 고위직들이 자신의 인사권을 쥔 정권 수사를 제대로 할 거라고 보는지.
▲ 검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사를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이 하는데 그래도 다 수사하는 것 보지 않으셨나.

경찰이라고 해서 못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청와대와 경찰 사이에서만 인사가 이뤄지면 대통령이 자기 취향대로 움직여줄 수 있는 사람을 앉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