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반도체 기술 연구에 5년간 1조원 투입…인력 7천명 양성

PIM 반도체 설계연구센터 개소…내년 AI반도체 대학원 3곳 신설
삼성전자·SK하이닉스, PIM 반도체 에뮬레이션 방법 등 기술 자문
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5년간 약 1조원을 투입하고 전문인력 7천명을 양상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7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제1차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이종호 장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추진된 AI반도체 기업과의 간담회(5월 24일)에서 제기된 업계의 정책 수요를 바탕으로 산·학·연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 5년간 1조 투입해 초격차 기술력 확보
글로벌 규모가 1천245억 달러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56%로 세계 1위지만, 시장 규모가 2천724억달러로 그 갑절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3%에 그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가운데 AI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초기시장 단계로,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 메모리·파운드리 인프라와 대형 수요기업에 기반한 성장기회를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AI반도체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의 3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예타사업을 포함해 향후 5년간 1조200억원을 투입하고, 미국 등 선도국과 공동연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예타사업은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개발, 연산(프로세서)과 저장(메모리) 기능을 통합한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반도체 개발 등이다.

이를 통해 신소자와 설계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PIM 반도체,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SW), NPU와 PIM의 장점을 결합해 시스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초거대 AI 시스템 등 AI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AI반도체 기술 선도국인 미국과 올해 10억원 규모의 신규과제 착수를 시작으로 공동연구 협력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등 국제협력에도 나선다.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분야 공동연구는 지난달 21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다.

◇ 초기 시장수요 창출…산·학·연 협력생태계 조성
과기정통부는 국산 AI반도체 초기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내년에 반도체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를 국산 AI반도체 기반으로 구축하는 'NPU 팜(Farm) 구축 및 실증' 사업을 신설하고 AI 개발자에 컴퓨팅 파워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국산 AI반도체를 활용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AI 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능형 폐쇄회로TV(CCTV), 스마트시티 등 각 부처·지자체가 구축하는 공공사업에도 국산 칩이 적용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AI반도체 생태계도 조성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PIM반도체를 개발하는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기관에 'DRAM 기반 PIM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PIM 반도체 에뮬레이션 방법 및 기술적 요구사항 등 기술 자문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임베디드 플래시(eFlash)·임베디드 마그네틱 램(eMRAM) 기반 PIM 설계 지원을 위한 팬텀 셀 라이브러리·공정 설계 키트(PDK)도 지원한다.

성과가 우수한 연구 결과물에 대해서는 반도체 생산 공정 적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NPU를 개발하는 정부사업의 연구 결과물 중 삼성전자 협력업체(디자인하우스)에서 검증해 우수 설계기술(IP)로 평가된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설계기술 데이터베이스(IP 풀)에 포함하고 다양한 팹리스 기업 제품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정부 정보통신기술(ICT) R&D 기획과정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참여해 유망기술에 대한 수요를 제기하고 기획결과를 검증한다.

정부는 PIM 반도체설계연구센터(PIM HUB)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 상호 인력파견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R&D·인력 교류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 AI반도체 대학원 3곳 신설…전문인력 7천명 양성
과기정통부는 AI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AI반도체 관련 다양한 학과(전기전자공학·컴퓨터공학·물리학 등)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는 'AI반도체 연합전공(학부)'를 3개 대학에 개설한다.

지난 2일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가 대상 대학으로 선정됐다.

대학·연구소가 보유한 반도체 시험생산 설비의 고도화와 이와 연계한 학부생 대상 반도체 설계·제작 교육 신설 등을 추진한다.

특히 연구 중심의 석·박사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내년 'AI반도체 대학원' 3곳을 신설하고 참여 학생 중 우수 석·박사 학생을 해외 대학에 단기(6개월~1년) 파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반도체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경제·산업적 가치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선점 가능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AI반도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반도체 분야 민-간 최고위 협력채널 구성
이날 첫 회의가 열린 '제1차 인공지능 반도체 최고위 전략대화'는 AI반도체 분야 민·관 최고위(CEO급) 협력채널로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주요 기업·대학·연구소의 대표인사·최고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전략대화를 정례화해 정부의 AI반도체 정책과 투자방향을 공유하고 기업의 비전·건의사항 청취 및 민·관의 전략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략대화에 이어 개최된 'PIM 반도체 설계연구센터'(PIM HUB) 개소식에서는 'PIM 반도체 설계 연구센터 운영계획' 발표와 기념촬영 및 현판식이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