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경영진-노조 '긴급회동'…모빌리티 매각설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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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모빌리티 매각 정해진 바 없어"카카오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영진과 전국화섬노조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일단 '소통'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 매각 반대 기자회견 연기
"매각설은 모빌리티 만의 문제 아냐"
노조는 28일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에서 진행하기로 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 철회' 관련 기자회견도 연기했다.이날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날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노조와 긴급 회동을 진행했다. 카카오 경영진은 "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매각설과 관련해 경영진과 노조가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24일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전체 계열사 임직원 1만5000명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모빌리티 플랫폼 상생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자"며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은 직원 대상 약식 간담회를 열어 매각 추진 배경과 진행 과정 등을 공유했다"며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조차 매각 관련 구체적 내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직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도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공식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당초 이날 정오 판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우천 및 판교신사옥 공사로 장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기자회견을 연기한다. 추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다시 공유하겠다"고 공지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주 언론사들에 취재를 요청하면서 기자회견은 우천시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또 집중호우·강풍 등 날씨 요인으로 야외에서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 카카오아지트 건물 4층 휴게공간을 활용하겠다며 기자회견 진행 의지를 강력히 밝힌 바 있다.카카오 계열사 한 직원은 "기업공개(IPO)가 여의치 않으니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사내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에서 평이 좋았던 남궁 대표 부임 이후 기대가 컸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된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를 주력 서비스로 삼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에서 카카오모빌리티 기업 가치는 약 8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57.5%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조회 공시에서 "카카오는 카카오의 주주 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계나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는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