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돈 잘 번다…이 와중에 목표가 오르는 종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개별 기업의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이 가운데 목표가가 오르는 종목이 있다. 올해 역대급 실적이 예상되는 이랜텍과 비에이치가 대표적이다. 10년 만의 호황을 맞이한 조선주도 목표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가 오른 종목 7개 불과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목표주가가 존재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303개사의 최근 한 달(5월27일~6월27일) 목표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목표가가 5% 이상 오른 종목은 7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목표가가 하락한 종목은 124개, 그대로인 종목은 86개였다. 목표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이랜텍이다. 한달 사이 2만7775원에서 3만567원으로 10.1% 올랐다. 이날 주가(1만9650원) 대비 상승 여력은 57%다. 2위인 비에이치는 목표가가 3만8875원으로 한달사이 9.2% 올랐다. 이날 주가(2만4750원) 대비 상승 여력은 56%다.

이밖에 한진(9.2%), LX인터내셔널(6.2%), 한국항공우주(5.7%), 한국조선해양(5.3%), HSD엔진(5.1%), 현대중공업(4.7%)의 목표가가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 상승 이유는?

목표가가 오른 종목들의 공통점은 불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랜텍은 올해 영업이익이 1035억원으로 전년(342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텍은 휴대폰용 케이스, 전자담배 기기, 배터리팩 등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다.호실적을 이끈 것은 전자담배 사업이다. 지난 1분기 이랜텍은 KT&G 전체 전자담배 기기 생산의 70.4%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34.2%) 대비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비에이치는 올해 영업이익이 1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에이치는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애플에 FPCB 물량의 8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에이치는 올해 하반기 뿐 아니라 내년까지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애플 주요 납품사로서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란 의미다.

◆물가상승 수혜주도 관심

조선주는 10년 만의 호황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목표가가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발주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환경규제도 선박 교체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촉매로 2000년대 발주된 선박들의 교체 수요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1조3848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이 올해 971억원으로 줄어들고, 내년에는 9000억원의 영업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도 영업손실이 작년 8003억원에서 올해 1603억원으로 줄고, 내년 4830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 파트론, 더존비즈온 등은 목표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이었다. 방탄소년단(BTS) 개별 활동 소식을 발표한 하이브는 목표가가 49만8029원에서 33만9500원으로 14.7% 하락했다. 다만 현주가(14만7000원) 대비 상승 여력은 여전히 두 배에 달한다.

파트론 목표가도 14.3% 떨어졌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2분기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더존비즈온도 목표가가 13.3% 떨어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