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중은행, 주담대 총가산금리 올렸다…서민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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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문재인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시기에 올렸던 총가산금리(가산금리-조정가감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로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나 홀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행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인 대출 기준금리에 은행의 마진과 신용 리스크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조정가감금리)를 빼는 식으로 산정된다.
반면 우리은행의 총가산금리는 연 1.92%에서 연 1.69%로 0.23%포인트 낮아졌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13%포인트(연 1.62%→1.49%), 0.20%포인트(연 2.08%→1.98%) 내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출 총량제를 실시하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우대금리 폐지하는 등 총가산금리를 올리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8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도 당기순이익이 각각 41.9%, 15.9%, 29.4%, 29.6% 급증했다.윤 의원은 "올해 초부터 일부 은행들이 총가산금리를 내리기 시작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이 시작됐던 2019년 말 수준의 고금리"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일부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여전히 높게 유지하면서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총가산금리는 연 1.28%(국민 연 1.19%, 신한 연 1.05%, 하나 연 1.22%, 우리 연 1.23%, 농협 연 1.73%)이었지만, 올해 5월 말 기준 연 1.77%(국민 연 1.69%, 신한 연 1.99%, 우리 연 1.69%, 하나 연 1.49%, 농협 연 1.98%)로 0.48%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시중은행의 총가산금리가 폭등했지만 오히려 이 기간 가계 대출은 더 늘었다.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678억원으로 폭증한 뒤 8월 6조1235억원, 9월 6조4116억원, 10월 5조2222억원, 11월 2조9266억원 불었다. 오히려 총가산금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말부터 가계대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도 지난해 2월 증가세가 주춤했으나 꾸준히 늘어났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대출총량규제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보다 오히려 은행들의 이익을 올려주는 데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가계 대출을 막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대출 총량구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은행들만 이익을 거두게 됐다"며 "서민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가산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과 주담대의 우대금리를 0.1~0.2%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1~8등급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가감조정 금리를 9~10등급에도 확대해 금리 상단을 낮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금리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월부터는 연 소득의 100%까지로 막혀 있던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폐지된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직장인 연봉의 1.5~2배 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풀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연봉의 2.7배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늘린다. 다만 금리가 오름세에 있는 만큼 한도를 높여도 신용대출을 더 받으려는 차주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동훈/박상용 기자 leedh@hankyung.com
○2년 반 만에 총가산금리 0.48%포인트 인상
28일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년간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의 총가산금리를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말 연 1.67%였던 총가산금리를 지난달 말 연 1.99%로 0.32%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도 연 1.66%에서 연 1.69%로 0.03%포인트 올렸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가산금리까지 올려 서민들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국내 대출 금리 인상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반면 우리은행의 총가산금리는 연 1.92%에서 연 1.69%로 0.23%포인트 낮아졌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0.13%포인트(연 1.62%→1.49%), 0.20%포인트(연 2.08%→1.98%) 내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출 총량제를 실시하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동시에 우대금리 폐지하는 등 총가산금리를 올리면서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8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도 당기순이익이 각각 41.9%, 15.9%, 29.4%, 29.6% 급증했다.윤 의원은 "올해 초부터 일부 은행들이 총가산금리를 내리기 시작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출규제 압박이 시작됐던 2019년 말 수준의 고금리"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일부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여전히 높게 유지하면서 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총가산금리는 연 1.28%(국민 연 1.19%, 신한 연 1.05%, 하나 연 1.22%, 우리 연 1.23%, 농협 연 1.73%)이었지만, 올해 5월 말 기준 연 1.77%(국민 연 1.69%, 신한 연 1.99%, 우리 연 1.69%, 하나 연 1.49%, 농협 연 1.98%)로 0.48%포인트나 상승했다.
○文 정부 대출규제, 실효성 미미
문재인 정부의 대출총랑규제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도록 유도해 대출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총가산금리가 오를 때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금리가 떨어질 때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시중은행의 총가산금리가 폭등했지만 오히려 이 기간 가계 대출은 더 늘었다.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678억원으로 폭증한 뒤 8월 6조1235억원, 9월 6조4116억원, 10월 5조2222억원, 11월 2조9266억원 불었다. 오히려 총가산금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말부터 가계대출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도 지난해 2월 증가세가 주춤했으나 꾸준히 늘어났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대출총량규제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보다 오히려 은행들의 이익을 올려주는 데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윤 의원은 "가계 대출을 막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대출 총량구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은행들만 이익을 거두게 됐다"며 "서민 고통을 덜어내기 위해 가산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대출 감소세에 은행들 '긴장'
가계대출 감소세가 6개월간 이어지자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초 5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이 지난해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4일 기준으로 작년보다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이미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은행들은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과 주담대의 우대금리를 0.1~0.2%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1~8등급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가감조정 금리를 9~10등급에도 확대해 금리 상단을 낮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금리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월부터는 연 소득의 100%까지로 막혀 있던 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폐지된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발맞춰 직장인 연봉의 1.5~2배 수준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풀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연봉의 2.7배까지 신용대출 한도를 늘린다. 다만 금리가 오름세에 있는 만큼 한도를 높여도 신용대출을 더 받으려는 차주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동훈/박상용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