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RM도 추앙했다…시대 초월한 '추상미술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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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20주기 기념전
국제갤러리서 89점 전시
시대 초월한 '추상미술 거장'
지난해 이건희 컬렉션 공개하자
유영국 작품 대거 포함 알려져
RM도 전시마다 찾아가 '인증샷'

유영국의 작품은 이처럼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게 됐지만, 정작 화가의 생전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의 그림은 당대 유행을 따르지 않고 시대를 한참 앞서간 탓에 거의 팔리지 않았다. 화가로는 한창나이인 61세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25년간 병마에 시달렸다. 그는 어떻게 이런 고통을 견디며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일궈냈을까.
20주기 기념 ‘미술관급 전시’

191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유영국은 1938년 일본 도쿄문화학원 유화과를 졸업하고 현지 화단에서 활동하다가 1943년 귀국했다. 이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어선을 몰기도 했고 양조장도 경영했다. 그러다 1964년 48세의 나이로 전업 작가가 된 뒤 미술운동이나 관련 단체 활동을 모두 그만두고 독창적인 조형과 색채 실험에 온 힘을 기울였다.총 세 관으로 구성된 전시 중 K1(1관)과 K3(3관)가 이 시기 작품을 다뤘다. K1에서는 유리창을 통해 비쳐보이는 삼청동의 풍경과 함께 작가의 대표작 및 1950~1960년대 초중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K3에는 전업작가로 변신한 뒤인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작품을 걸었다. 기하학적 추상과 조형 실험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작가의 넘치는 의욕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그림들이다.
가족의 사랑이 만든 ‘조화와 평화’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인 이용우 홍콩중문대 문화연구학과 교수는 “유영국이라는 작가의 삶, 그를 지탱해준 가족의 존재를 조망한 전시”라며 “관람객들이 그림에 담긴 따스한 생(生)의 빛을 만끽했으면 한다”고 했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