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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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연세대학교 교수한국표준협회에서 29개 업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서비스 품질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다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폭 하락한 IPTV를 제외하면 통신서비스 분야도 국제전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등 전 업종에 걸쳐 지난해에 비해 소폭 향상됐다.
통신서비스 분야에선 지난 수년 간 하락과 정체를 반복하던 국제전화의 서비스 품질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전화는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오랜 기간 고착화됐던 기업 간 순위가 바뀐 유일한 업종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사태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국제전화 수요가 증가했고 관련 기업 투자도 확대돼 시장이 활성화된 결과다.IPTV는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IPTV 시장이 위축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편의성과 컨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OTT에 비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IPTV 서비스에 대한 상대적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결합 상품을 통해 유지되는 가격 경쟁력과 홈쇼핑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전략도 수정이 요구되는 이유다.
통신서비스 분야는 서비스의 정확성·전문성·이용 편리성 등 차원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었지만 진정성·적극성·사회적 가치 등의 차원에선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성숙기에 접어든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본질적인 기능의 서비스 품질 차별화는 쉽지 않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기업 브랜드를 개발하는 데 적극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차세대 통신서비스에 대한 천문학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전개되는 고물가·저성장의 경제 위기가 통신서비스 분야의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국제전화 서비스의 품질 향상도 수요 증가에 기인한 투자 확대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정부는 불황 속에서도 통신서비스 분야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관련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