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 60% 차지한 월세…'전세의 월세화' 가속

국토부 5월 주택통계 발표
전월세 거래 40만건…월세 비중 59.5%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7월 31일 시행 2년을 맞는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임차인이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며 전세 매물이 줄고,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받으려는 집주인도 증가해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월세 거래는 총 40만4036건으로 집계됐다. 전월 25만8318건에 비해 56.4% 늘었다. 전·월세 거래 중 59.5%에 해당하는 24만321건은 월세 거래로, 전세 거래량 16만3715건(40.5%)을 크게 앞섰다.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월 50.4%를 기록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과반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9.1%포인트 뛰면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해 1~5월 누적으로도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1.9%에 달해 처음으로 전세를 넘어섰다.

국토부는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난 이유로 임대차법을 지목한다.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의 임대차 2법이 도입되면서 기존 주택에서 4년 거주를 채우는 임차인이 늘어 전세 매물이 줄었고, 집주인들은 4년 치 보증금 인상분을 한 번에 올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대출 부담 증가와 보유세 부담 증가로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조세의 전가' 현상도 더해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6월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되면서 그간 신고가 잘 이뤄지지 않던 오피스텔·원룸 등 준주택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난 것도 월세 비중 확대의 한 원인이라고 국토부는 분석했다.한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5월 전국 미분양 주택도 2만7375가구를 기록, 전월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3563가구로 전월 대비 20.0% 증가했고 지방은 2만3812가구로 1.6% 줄었다. 전국 주택 매매량은 6만3200건으로 전월 대비 8.2% 늘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2% 줄어든 상태다.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국 기준 4만8216가구로 전년 5월 대비 30.5% 늘었지만, 주택 착공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41.8% 급감한 3만494가구에 그쳤다. 전국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도 전년 동월 대비 18.3% 감소한 1만7358가구로 나타났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