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서 근심주로 전락한 '카카오'…주가 회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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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올해 들어 주가 38.17% 폭락카카오의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는 소액주주가 200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국민주'로 꼽혔지만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근심주로 전락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단기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반기부터 주가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총 3위서 10위로 내려와
"단기 눈높이 조정 불가피…하반기 주가 안정 찾을 것"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1.12%) 하락한 7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지난해 카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카카오 주가는 38.17% 폭락하며 불과 1년 사이에 시총 순위가 10위까지 밀렸다. 국내 증시의 하락률(-20.44%)을 고려해도 카카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6월 카카오는 장중 17만3000원까지 오르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작년 가을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랠리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기술주 등 성장주는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 수익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다. 그러나 사업 자금 등을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금리 상승기에는 성장 여력이 줄어든다.실적 부진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517억원, 15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8% 줄어 5년간 이어오던 성장세를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상승세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글로벌 성장주 주가가 조정에 들어가자 카카오의 기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14만원→11만원), 한화투자증권(13만원→11만5000원), 다올투자증권(12만원→10만원)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에 민감한 광고, 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및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가능성 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도 카카오의 올해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가 최근 3달간 약 40% 하락해 주요 사업 매출 성장률 하락과 비용 증가로 인한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대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콘텐츠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 성과나 광고, 커머스를 통한 이익 성장이 본격화될 때 의미 있는 주가의 상승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자회사들의 성장이 카카오 전체 영업이익에 얼마나 기여할지가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