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학위 따자" 열풍…中 구직난이 부른 진풍경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때아닌 마르크스주의 열풍이 불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3기를 앞두고 공산주의 이념을 더욱 강조하면서 나온 진풍경이다. 마르크스주의 학위 소지자를 우대한다는 채용공고가 쏟아지자 구직난에 시달리는 중국 대학생들이 관련 전공을 쌓는 데 혈안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구인·구직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마르크스주의 학위를 요구하는 채용공고가 작년 2분기에 비해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민간 사기업 고용주들도 마르크스주의 학위 소지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에서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모든 사안에서 서방국가들과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경쟁관계가 심화함에 따라 마르크스주의 사상 교육을 강화하려는 시 주석의 최근 노력들이 이 같은 열풍으로 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역사결의 채택을 계기로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와 '21세기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은 시 주석을 21세기 마르크스주의를 대표하는 독보적 인물로 평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미 뉴욕시립대의 밍 시아 정치학 교수는 "마르크스주의학의 목적은 전체 인구를 세뇌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