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생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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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인텔보다 앞선 기술삼성전자가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생산에 돌입했다. 3나노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를 만들어 제품으로 공급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파운드리 전쟁' 판도 흔들까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했다고 30일 밝혔다. 올 하반기 3나노 양산을 목표로 한 대만의 TSMC보다 한 발 앞서 3나노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주목…앞선 기술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이 공정은 반도체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3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에서 나노는 회로의 선폭을 뜻한다. 선폭이 좁을수록 고효율·고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또 한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제조할 수 있는 만큼 생산성도 올라간다.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았을 때 GAA 기반 3나노 시제품에 서명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하이 케이 메탈 게이트, 핀펫 등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초미세 공정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이 업계 선두인 대만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산을 계기로 삼성이 첨단 기술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미국·유럽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3.6%, 삼성전자는 16.3%다.
차세대 GAA 기술 적용…300곳 수주 목표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꼽힌다.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고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유리하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했으며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효과를 거뒀다.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169억 달러로 2018년 이후 연 평균 약 13%씩 성장해 왔다. 파운드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 12%를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100곳인 고객사를 2026년까지 300곳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