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위기인데…對중국 수입 의존도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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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한국 경제의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가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주요 품목의 대중국 수입 비중이 세계 평균 수준을 넘어서 중국 내 공급망이 악화할 경우 한국 경제의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이런 내용의 '우리 경제 수입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수입품목 5381개 가운데 2144개(39.8%)가 수입 공급망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 광산품·섬유·사료 등 원자재 품목의 취약성이 글로벌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기계·전자·운송기기 등 자본재는 상대적으로 취약성이 낮았다.한국의 주요 취약 품목 가운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29.1%로 높게 나타났다. 전 세계 평균인 20.5%와 비교하면 대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 내 공급망이 악화할 경우 우리 경제의 공급망 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전 품목에 걸쳐 대중 수입의존도가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특히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주요 광물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은 평균 67%로 나타나 이와 관련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도 공급망 취약성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15.3%), 일본(11.6%)에 대한 수입 의존도도 높게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경우 수입 대체가 쉽지 않은 반도체 관련기기, 정밀·의료기기, 의료 관련 화공품 등을 중심으로 수입 비중이 높았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조치 등 최근 높아진 공급충격의 상시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원자재·자본재에 대해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 등의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재고 비축,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적시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핵심기술의 국산화, 주요 원자재의 해외자원개발 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어 "최근 주요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안정적 수입 공급망의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