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여행'이 대세…관광업계 "'펫족' 잡아야 산다"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펫 여행'이 뜨거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관광업계가 반려동물 특화 여행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반려인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숙박시설, 교통수단 등 인프라와 반려인구의 에티켓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조사됐다.

반려인구 2명 중 1명 "반려견 동반 숙박여행"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2022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의 53%가 최근 1년 안에 1년에 반려견을 동반해 숙박여행을 했다고 답했다. 당일치기 여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65.7%에 달했다. 연평균 경험 횟수는 2.1회에 달했다. 반려견을 동반한 여행에서는 ‘자연경관 감상’(43.9%), ‘식도락 관광’(42.5%), ‘휴양·휴식’(41.6%) 등의 활동을 선호했다. 특히 반려견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동 수단으로는 자가용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79.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택시,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5% 안팎에 그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반려견을 태울 수 있도록 도입된 ‘펫택시’에 대해서는 59.8%가 이용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1.9%에 그쳤다. 관광공사측은 "기존 택시에 비해 지나치게 요금이 높고, 서울 도심 외의 지역에서는 펫택시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숙박시설은 펜션(46.4%)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반려견 운동장, 수영장 등 반려견을 위한 놀이 시설과 편의용품이 구비돼있고, 독립공간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려인들은 반려견 동반 국내여행에서 ‘반려견 동반가능 숙박·식음시설 및 관광지 등 인프라 부족’을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설문에 참여한 반려인 중 74.4%가 ‘향후 반려견 동반 국내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해 반려견 동반여행 상품이 충분히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반려견을 6개월 이상 키우고 있는 반려인 2,006명과 최근 3년간 양육 경험이 없는 비반려인 500명이 참여했고, 반려견과 1년 이상 거주하며 최근 1년 이내에 반려견 동반 국내 숙박여행을 2회 이상 경험한 반려인 11명에 대한 정성조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정용문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불편함이 없는 여행환경 조성이 중요한 과제로 확인됐다"며 "향후 반려견 친화관광환경 조성을 통해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국내 관광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항공도, 호텔도 "펫팸족 모시기"


여행업계는 이미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항공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에어서울은 김포공항 카운터를 통해 체크인하는 승객들은 별도 서류처리 없이 QR 코드를 통해 연결되는 사이트에서 반려동물의 정보를 입력해 등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 중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위험을 줄여준다는 것이 에어서울 측의 설명이다. 티웨이항공은 기내에 함께 탑승이 가능한 반려동물 무게를 9㎏(운송 용기 포함)까지 높였다. 여기에 항공사 최초 반려동물 전용 탑승권을 발급해 반려동물 동반 승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들도 '펫캉스'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서울드래곤시티 내 그랜드 머큐어 호텔은 프리미엄 펫 가구 브랜드와 협업한 ‘펫룸’을 내놨다. 반려동물 피부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고, 펫 전용 가구도 마련됐다. 또한 반려견 전용 엘리베이터를 운영하고 별도의 산책 공간을 마련하는 등 반려견 맞춤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