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논란'에 휘청…'누적손실 374억' 임블리의 추락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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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패션 스타트업 1세대국내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IMVELY)'를 운영하는 비티지(옛 부건에프앤씨)가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누적으로 3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곰팡이 호박즙’을 시작으로 논란이 이어지면서 회사 실적이 큰 폭으로 훼손됐다. 임블리는 부동산 매각과 인건비 절감 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2019년 '곰팡이 호박즙' 계기로
적자 누적...작년 자본총계 -188억
"부동산 팔고, 인건비 절감할 것"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티지는 지난해 매출 253억원, 영업손실 8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 비해 매출은 20.3% 늘었고, 영업손실도 46.2% 줄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74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는 크게 훼손됐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18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비티지는 2010년 인플루언서이자 쇼핑몰을 운영한 임블리(본명 임지현) 브랜드를 내세운 브랜드다. 임블리의 남편인 박준성 비티지 대표가 이 회사 지분 65.45%를 보유 중이다. 임블리는 착용한 옷이나 바른 화장품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품절되는 일이 반복되는 등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셀럽(유명인)’으로 통했다. 이 회사는 화장품 블리블리와 여성복 임블리 브랜드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비티지는 지난 2018년 매출 97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내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2019년 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제보를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직후 임블리 쇼핑몰에서 물건을 샀다가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쇼핑몰은 2019년부터 적자를 이어갔다.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진 비티지가 존폐 갈림길에 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회사의 감사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2021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일으킬 만큼 불확실성 존재한다"며 "유상증자와 추가 차입 등의 재무구조 개선 및 손익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비티지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3가지 계획을 밝혔다.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임직원 급여를 절감하는 등 인건비 절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박준성 대표 등이 지분 80%를 보유한 부건코스메틱으로부터의 자금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