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본 적 있나요?"…편의점 매출 '2배'된 비결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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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태권도대회 현장에 CU 이동형 편의점
대회 조직위, 푸드트럭 공개모집했지만…입점 신청 '저조'
CU, 이동형 편의점에서 음료·과자·컵라면 등 판매
인근 점포 시간당 매출보다 2배 높아
"이동형 편의점 문 엽니다."지난달 29일 오전 8시30분.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 설치된 3.5t 트럭이 편의점으로 변신했다. 오전 11시 시작되는 '2022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개막식보다 2시간30분 일찍 문을 연 것이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 송호신 씨(34)는 "코리아오픈 직전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도 이동형 편의점을 운영했는데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매출도 만족할 정도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트럭 입점 신청 겨우 '2건'…인기 저조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2배
춘천코리아오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됐다. 오랜만에 지역에서 재개된 국제행사지만 행사 편의시설을 갖추기엔 힘들었다. 코로나19 기간 오프라인 행사가 위축되며 푸드트럭 사업자들 역시 줄었기 때문이다.김영길 춘천코리아오픈 조직위 담당은 "이번 대회는 6월22일부터 27일까지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이후 연달아 개최돼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푸드트럭 입점 사업자를 두 차례나 공개 모집했음에도 신청이 2건으로 저조했다"고 말했다.조직위는 푸드트럭 대신 간식과 편의용품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다가 CU 이동형 점포 입점을 추진하게 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이동형 점포의 시간당 매출은 인근 점포보다 2배 높게 나타났다.
높은 매출의 비결은 판매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을 행사 성격에 맞게 선별했다는 점이다. 춘천 이동형 점포에는 음료, 아이스크림 등 무더위 속 야외행사장에서 많이 팔릴법한 상품 위주로 진열했다. 22일부터 29일까지 이동형 편의점의 판매 상품별 비중은 음료(39.1%)가 가장 높았다. 이어 과자(18.5%), 컵라면(12.6%), 얼음(11.1%), 아이스크림(6.9%), 기타 위생용품(6.3%) 간편식(5.5%) 순으로 나타났다.
춘천코리아오픈 개막식 당일 이날 이동형 편의점을 찾은 점포를 찾은 대만인 위샹(23)은 "점포를 둘러보다 음료와 컵라면, 과자를 샀다"며 "대만에서는 이런 이동형 점포를 본 적이 없다. 행사장 가까운 곳에서 음료를 살 수 있어 편하다"며 신기해했다.
이동형 편의점 높은 매출 비결은 '행사에 맞는 제품 선별'
CU가 행사의 성격에 맞게 제품을 준비할 수 있었던 건 2009년 이동형 편의점을 처음 선보인 이후 다양한 현장에 이동형 편의점을 보내며 데이터를 축적했기 때문이다.지난 5월 5일 천안에서 진행된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이동형 점포를 운영했는데, 당시 도시락 대신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전자레인지 조리 과정이 필요 없고 돗자리, 벤치 등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인기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2010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18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도 이동형 편의점이 운영됐다. 이 점포는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투숙호텔 인근에서 제품을 판매했는데, 개성공단에 위치한 CU내 매출 상위 상품 위주로 100여 종 판매품목을 선정했다.
CU 관계자는 "이번 대회 현장에는 200~300m 거리에 편의점도 없고 체육관 내에 매점도 없어 행사 참여자들이 편의용품을 사기에 불편했던 상황이었다"며 "이동형 편의점을 통해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편리하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형 편의점이 더욱 활성화되면 향후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생필품 제공은 물론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