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얼굴이 왜 이러지"…여름철 위험한 질환의 정체 [건강!톡]
입력
수정
여름철도 뇌졸중 발생률 ↑치매, 파킨슨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뇌졸중은 흔히 겨울철 질환이라고 인지되어 왔으나 더운 여름에도 노인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엔 탈수가 많이 일어나 혈액의 농도가 짙어져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탈수 많으면 혈전 더 잘 만들어져"
"골든타임 3시간 이내, 증상 보이면 병원 가야"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산소와 포도당을 이송하던 혈액이 더 이상 영양 공급을 잘하지 못해서 생기는 뇌경색과, 뇌의 혈관벽이 약해지고 노폐물이 쌓여 좁아져 혈류 증가를 버티지 못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고인이 된 배우 강수연의 갑작스러운 사인도 뇌출혈이었다.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에 따르면 여름엔 고온으로 인한 체온 증가를 막으려고 혈관이 늘어나고, 혈액의 속도가 느려진다. 이와 함께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전이 더 잘 만들어져서 뇌경색의 위험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뇌는 대동맥에서 분지된 좌, 우의 경동맥과 척추동맥에 의하여 혈액 공급을 받는다. 부위에 따라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구분되고, 담당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혈관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손상된 뇌의 위치, 범위가 어떠한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운동 감각 이상과 심한 두통이 있다.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문제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 쪽 뇌혈관 뇌졸중이 발생해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 몸의 한쪽 팔, 다리, 안면 등에 마비가 올 수 있고 혀가 굳어지면 발음 장애까지 동반된다.
뇌출혈이 발생할 경우 두통과 구토를 강하게 유발할 수 있고, 동맥류가 터진다면 망치로 머리를 맞는 듯한 강한 두통을 느낀다.
뇌졸중 골든타임은 보통 3시간 이내로 알려져 있다. 뇌세포는 몇 분만 혈액 공급이 안 돼도 손상되고,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혈전을 녹여 혈관을 뚫는 혈전용해술 치료는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 적어도 4시간 반 이내에 이뤄져야 하고 혈전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혈전제거술 치료는 보통 6시간 이내 시행돼야 한다.
뇌졸중은 생명을 위협하고 낫는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심각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본다.
혈전 용해 및 제거 등 급성기 치료가 끝난 후엔 재활과 함께 항혈전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고혈압과 같은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3∼5배 상승시키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통해 혈압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뇌졸중은 잘못된 생활 습관 또는 만성질병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주 3회 이상 운동하기, △짜고 기름진 음식 섭취 줄이기, △금연과 절주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금에 들어있는 나트륨은 고혈압을 유발하고, 뇌졸중 환자의 80%에서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는 만큼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짠맛을 위해서는 무염간장이나 대용 소금을 사용하고 라면, 햄 등과 같은 간편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찌개는 건더기만 먹고, 밥을 비벼 먹거나 국물에 말아 먹는 것은 피해는 것이 좋다.
술은 아예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흡연은 암뿐만 아니라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으로 금연 후 5년이 지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한 번도 흡연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해진다고 보고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