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개인주의 사고로는 '넥스트 팬데믹'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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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 사회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자가 격리….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외부효과’의 존재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개인의 행동은 정부 정책의 효과를 배가할 수도, 반대로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지음
임경은 옮김
어크로스
420쪽│1만9800원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인 마커스 브루너마이어가 쓴 《회복탄력 사회》는 이번 팬데믹 기간에 개인의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저자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온라인 세미나 ‘마커스 아카데미’에서 발표한 내용을 재구성했다.‘회복탄력 사회’는 만일의 경우에 늘 준비된 사회를 뜻한다. 바람에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갈대처럼 어떤 충격이든 잘 흡수해 장기적으로 건실한 성장을 누리는 사회다. 코로나 팬데믹은 사회가 통제 불능의 위기에 빠지면 회복 탄력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며 개인주의적 사고로는 사회의 회복력에 한계가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 사회가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난관의 전초전과 같다”며 “앞으로도 생명공학의 재앙, 기후 변화, 사이버 공격 등 여러 문제가 인류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팬데믹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더 복잡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경제활동의 제한은 디지털화를 촉진했다. 원격의료와 온라인 교육 등 디지털화를 가속화했다. 반면 대면 서비스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이를 회복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팬데믹이 사람들의 삶에 대한 태도와 노동시장, 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 기간에 쌓인 공공부채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형성하는 데 국제 관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저자는 “글로벌 불평등, 지정학적 갈등, 기후 위기와 같은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사회적, 국제적 합의가 필수”라며 “‘지구촌 사회’에 사는 만큼 범지구적인 회복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