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명문 몬트리올 심포니, 14년만에 한국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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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일 서울·대구·통영서 네 차례 공연캐나다 명문 관현악단인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OSM)가 1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서울과 대구, 통영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40대 신임 감독 라파엘 파야레 지휘
5일 선우예권 프로코피예프 3번 협연
라벨 '라 발스'. 드뷔시 '바다' 등 연주
6~8일 힐러리 한과 프로코피예프 1번
후반부엔 말러 교향곡 5번 들려줘
올해부터 음악감독을 맡은 베네주엘라 출신 지휘자 라파엘 파야레(42)가 직접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한국인 최초로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5일)과 그래미상 3회 수상에 빛나는 '21세기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6~8일)이 솔리스트로 함께한다. OSM은 1934년 창단 이후 오토 클렘페러, 이고르 마르케비치, 주빈 메타,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코스 등 뚜렷한 개성을 가진 명장들의 조련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섭렵하며 실력을 쌓았다. OSM을 세계적인 명문 악단으로 키우고 오케스트라의 색깔과 음악적 스타일을 결정지은 지휘자는 1977년부터 2002년까지 총 25년간 음악감독으로 재직한 스위스 출신 샤를 뒤투아였다.
OSM은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쓰는 뒤투아의 지휘 아래 방대한 음반 목록을 쌓아올리며 ‘프랑스 오케스트라보다 프랑스 음악을 더 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라는 명성을 얻았다. 뒤투아는 OSM을 이끌고 1989년에 내한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전곡을 한국 초연했고, 1997년에는 조수미와 사라 장의 협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뒤투아에 이어 일본계 미국인 지휘자 켄트 나가노가 2020년까지 OSM을 맡았고, 2008년 세 번째 내한 공연도 함께했다.OSM의 네 번째 내한공연을 이끄는 라파엘 파야레는 베네수엘라의 음악 교육 재단인 ‘엘 시스테마’에서 호른 주자로 음악에 입문했다. 2004년 엘 시스테마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로부터 정식 지휘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2012년 5월 말코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영국 얼스터 오케스트라에서 2014~2019년 수석 지휘자와 음악감독을 맡았고, 2019년부터 샌디에이고 심포니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해 켄트 나가노의 뒤를 이어 OSM의 음악감독에 선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이번 내한 공연은 파야레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첫 해외 투어다. 통상적으로 OSM 같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투어는 복수의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지지만 이번 투어는 한국 공연만을 위해 기획됐다.서울에서 열리는 5일(롯데콘서트홀)과 6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은 각각 선우예권과 힐러리 한이 협연자로 무대에 선다. 두 협연자는 모두 프로코피예프 작품을 협연곡으로 골랐다. 선우예권은 피아노 협주곡 3번, 힐러리 한은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협주곡 말고도 두 공연에서 겹치는 연주곡은 없다. 5일은 라벨의 ‘라 발스’와 버르토크의 발레음악 ‘중국의 이상한 관리’ 모음곡, 드뷔시의 ‘바다‘를 들려준다. OSM의 특기인 프랑스 관현악으로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6일에는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영화에 단골로 삽입되는 4악장 ’아다지에토‘로 잘 알려진 곡이다.7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와 8일 통영국제음악당 공연은 6일 프로그램과 동일하다. 공연 주최사인 인아츠프로덕션 관계자는 “협연자들이 캐나다에서 사전 리허설을 하고 귀국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물류비용이 폭증하는 등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속출해 공연 성사까지 고충이 많았지만 프로그램 변경 없이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