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휩쓸리고, 침수되고…사흘간 폭우로 전국 곳곳서 피해 속출

담장 붕괴·제방 유실도 이어져…3명 사망, 주택·차량 침수 195건
1일 새벽 호우특보 모두 해제…"비 오늘 오후 5∼40㎜ 더, 주의 필요"

전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가 1일 새벽 모두 해제된 가운데 지난달 28일부터 내린 많은 비로 전국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사흘간 이어진 이번 비로 현재까지 사망 3명 등의 인명피해와 각종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충남 공주시의 한 주택에서 90대 노인이 무너진 지붕 더미에 깔려 숨졌으며,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에 빠져 사망했다.

또 건물·차량 침수 195건, 주택 지붕·담장 붕괴 9건, 농지 침수 2천916.5㏊의 피해가 있었다. 도로 침수 161건, 나무 쓰러짐 67건, 토사 유출 35건, 교량·제방 등 유실 3건, 지반침하 1건도 발생했다.

폭우가 중부지역에 집중된 가운데 이 기간 평균 270.4㎜의 비가 내린 경기도 내에서만 지금까지 4가구 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수원·하남·가평 등 3개 시·군에서 10가구 24명이 경로당 등으로 임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주택침수는 광주 9건, 평택 7건, 가평 4건 등 9개 시·군에서 30건 발생했으며, 차량 침수도 5개 시·군에서 108대에 달했다. 이밖에 광주와 평택시에서 5곳의 옹벽이 무너졌고, 토사유출과 도로 침하도 30건 이상이었다.

하상도로 7곳, 세월교 64곳, 둔치주차장 16곳, 하천변 산책로 24곳 등은 아직도 통제 중이다.

30일에도 늦은 밤까지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0시까지 일 강수량은 경기 수원 285㎜, 양주 장흥면 283.5㎜, 서울 도봉 238㎜, 강동 224.5㎜, 인천 경서동 174.5㎜, 충남 당진 150㎜ 등을 기록했다.
강한 비가 내리면서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경기 가평군 가평읍 가평천에서 A(87·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전날 오후 10시 11분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도로에서는 30대 A씨가 폭우 속에 생긴 물웅덩이를 지나다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A씨가 허리 부위를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불어난 빗물로 인한 침수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39분께 인천 서구 왕길동 한 도로에서 침수 지역에 진입한 차량이 고립돼 소방당국이 견인 조치했다.

전날 오후 8시 21분에는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한 빌라 지하가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했다.

비슷한 시각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역도 침수돼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경기 가평군 읍내리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는 20t가량의 물이 차 소방대원들이 배수작업을 벌였다.

또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의 한 도로에서는 배수로가 막혀 소방당국이 출동해 배수로를 뚫는 작업을 했다.

강원도에서도 나무 쓰러짐 등 피해가 계속됐다.

이날 오전 3시 47분께 홍천군 두촌면 역내리의 지방 도로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소방관들이 제거했다.

인제군 기린면 현리,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원주시 태장동에서도 나무가 도로 등으로 넘어지는 피해가 났다.

이 밖에도 전날 오후 10시 9분께 경기 포천시 영북면의 한 캠핑장으로 인근 산에서 빗물에 섞인 토사가 산비탈을 따라 흘러내려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1일 오전 3시부로 중대본 가동을 해제하고, 풍수해 위기 경보도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기상청은 1일 늦은 오후에 경기·강원·충남·충북 일부 지역에 5~40mm의 소나기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그동안 이어진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소나기가 내릴 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구 노승혁 김상연 이해용 권숙희 김솔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