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우크라 도시·마을 겨냥한 테러 자행중"

러군, 전장 아닌 주택·쇼핑몰에 미사일 조준사격
"불리하면 비열한 짓"…오데사 아파트 사망 21명으로 증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와 마을, 국민을 겨냥해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CNN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군이 한밤중에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아파트와 리조트에 미사일 폭격을 가한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 대중매체가 매일 말하듯이 이것은 한번의 타격도, 사고도 아니다"며 "이것은 러시아가 조준한 미사일 공격이며, 우리 도시와 마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러시아 미사일은 초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이었다.그런데 오데사 지역의 세르히우카 마을의 평범한 주거 건물을 타격했다"며 "Kh-22와 같은 미사일은 항공모함과 같은 대형 군함을 겨냥해 개발됐는데 러시아군은 이것을 평범한 사람들이 있는 평범한 9층짜리 건물에 사용했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의 세르히우카 마을 공격으로 11세 소년과 그의 어머니, 축구 코치 등 최소 2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린이 6명과 임산부 1명 등 38명이 입원했다.사상자 대부분은 새벽에 아파트 안에 있다 변을 당했다.

아파트에는 약 160명이 머물고 있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는 아파트와 캠핑장을 향해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이반 바카노프 국가보안국 국장은 "점령자들이 전쟁터에서 이길 수 없을 때 그들은 비열하게 민간인 살해에 의존한다"며 "적은 즈미니섬(뱀섬)에서 쫓겨난 이후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이기적인 폭격에 반응하기로 했다"고 비난했다.

세르히우카 마을 공격은 러시아군이 흑해 최대 요충지인 뱀섬에서 철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져 러시아가 서방의 위세에 위축되지 않으려고 분풀이 공격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지상군 화력을 집중하면서 주요 전장과 멀리 떨어진 도시에는 전폭기와 군함을 동원해 마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런 공격으로 군인이 아닌 불특정 다수 민간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1천여명이 모여 있던 중부 폴타바주의 크레멘추크 쇼핑몰을 미사일로 공격해 민간이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에 앞서 25∼26일 수도 키이우를 폭격할 때도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모지리 상공에서 X-22 순항미사일 10여기를 발사했다.

이번 세르히우카와 크레멘추크를 공격할 때는 KH-22 미사일을 발사했다.전략폭격기에서 발사하는 이 공대지·공대함 미사일은 타격점 오차범위가 수 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