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가 항상 머무는 곳…'1박에 1000만원' 패키지 나왔다

잇따라 '프리미엄 호캉스 패키지' 선보이는 호텔업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생전 "그의 목소리는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평한 소프라노 조수미. 1년 중 대부분을 호텔에서 지내는 그는 지난달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하면서 한국에서 지내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만났다. 이 스위트룸에는 새하얀 피아노와 스피커, 사우나가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묵는 호텔 스위트룸이 처음 패키지 상품으로 출시됐다. 호캉스(호텔+바캉스) 문화가 확산하면서 올라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서울의 5성급 호텔들은 고급스러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잇따라 프리미엄룸 상품 패키지를 선보이고 나섰다.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개점 후 처음으로 호텔에 하나뿐인 최고급 객실 클럽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한 '럭셔리 이스케이프 인 더 시티 패키지'를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최대 3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가격은 무려 1000만원(세금·봉사료 별도)에 달한다.
사진=파르나스 호텔
1000만원대 가격은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나올 법하지만 호텔은 클럽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 객실이 바로 소프라노 조수미가 한국에 오면 항상 머무는 곳이다.

호텔 32층에 자리잡은 클럽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303㎡(약 92평) 규모로 2개 층을 합쳐 층고가 4m에 달한다. 특히 넓은 창에서 서울 삼성동 특유의 '테헤란로뷰'와 '봉은사뷰'를 모두 즐길 수 있다.또한 객실 내에 고급 운동기기 브랜드 테크노짐의 트레드밀이 갖춰져 있고,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까지 있어 운동과 휴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면 100수 린넨과 폴란드산 구스 침구로 '꿀잠'을 위한 환경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패키지에는 숙박과 함께 체크인 후 프라이빗 픽업·샌딩 서비스 차량으로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을 방문해 한강 프라이빗 요트를 2시간 동안 단독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도 포함됐다. 식사로 호텔 중식당의 1인당 40만원 상당 디너 코스가 제공되고, 밤에는 객실에서 최고급 샴페인 돔 페리뇽 한 병과 페어링 플래터를 즐길 수 있다.

호텔 운영사 파르나스 호텔은 "차별화된 경험이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에 따라 호텔 스위트 객실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수요를 반영해 패키지를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사진=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서울 여의도동 소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일반 객실 일부를 두 개의 침실을 갖춘 '프리미어 스위트'로 리노베이션해 고급 호캉스 수요 대응에 나섰다.

일반 객실을 틔워 호텔의 총 7개 등급, 8가지 방 가운데 3등급 객실인 프리미어 스위트로 고급화한 것이다. 킹사이즈 베드가 있는 메인 침실과 두 개의 싱글 베드가 있는 침실, 거실과 욕실을 갖춘 프리미어 스위트에는 최대 성인 4명이 묵을 수 있다.

호텔은 해당 객실 숙박과 함께 조식과 해피아워, 애프터눈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프리미어 스위트 오퍼' 패키지를 이달 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패키지 가격 80만원부터 시작한다. 패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관계자는 "추석연휴 기간 수요 중심으로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2개의 방이 연결돼 4명이 묵을 수 있다보니 가족들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도 최근 650만원 상당 디플로매틱 스위트 2박 상품을 내걸고 호캉스 상품을 홍보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사 호텔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으로 '드림호캉스 최고의 순간을 인생샷으로 남기세요' 이벤트를 8월까지 진행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호캉스가 휴가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데다 아끼지 않는 소비로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확산해 고급스러운 호캉스를 찾는 투숙객이 많아진 결과다.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 플랫폼에서 4~5성급 호텔 예약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롯데호텔의 최상급 브랜드 시그니엘에서 지난달 스위트룸 패키지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롯데호텔 관계자는 "7월 들어서도 시그니엘의 스위트룸 패지키 판매량은 전월과 같이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