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당대표 출마 가능할까…"내로남불·특혜요구" 논란 시끌

자격 논란 朴, 예외규정 적용 요구…"김동연처럼 당무위 의결해달라"
김남국 "요건 안 되는데 출마? 공정·상식에 반해"…우상호 "비대위에서 논의"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8·28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두고 3일 '자격 논란'이 가열되면서 당권 도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직이나 공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하는데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이재명 선대위'에 합류했으며 민주당 입당은 2월 중순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MBC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처음 밝히면서 "아직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안 돼 비대위와 당무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에는 지도부가 예외 규정을 적용해 자신의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헌·당규에 나오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며 "실제로 이 규정에 따라 지방선거 때 김동연 후보도 비대위와 당무위 의결을 거쳐 경기도 지사 경선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권리당원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당내 경선 출마가 허용됐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어떤 경우라도 저를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해 주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의 이런 요구에 당내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전형", "사실상 특혜를 요구한 것" 등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인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지현 출마 특혜는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오직 자신만을 위한 예외를 특별히 인정해 달라니 너무 황당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출마 요건도 안 되면서 출마를 결심한다.

지나친 자의식과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오만하고 독선적이라고 소문 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제발 좀 겸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도 페이스북에서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추하다"며 "지방선거라는 비상 상황에서 외부 초대 손님이었던 박 전 위원장이 언론을 이용해 민주당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가 그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자신에게 유리하게끔 간사한 수를 쓴 것"이라며 "당이 당헌·당규를 이유로 박지현의 출마를 좌절시키면 박씨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겠지요"라고 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도 페이스북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해 "남에겐 엄격하고 나에게는 관대한 고무줄 잣대와 내로남불 태도, 유체이탈 화법으로는 결코 민주당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며 "이러한 행보가 다른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한 번쯤은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자격 논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관련 당내 규정을 세심히 살핀 뒤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위원장을 위한 원포인트 룰 개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당헌·당규에 어떤 조항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보고를 듣고 비대위에서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는 "박 전 위원장은 당헌·당규상 출마 자격이 없어서 이 문제를 비대위원들 사이에서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계파 보스들이 나와서 하는 계파 대결보다는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로 해석됐다. 당 관계자는 "일단 지도부에서 관련 규정을 검토하겠지만 특정 1인을 위해서 당무위가 별도의 의결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며 "박 전 위원장은 김동연 지사의 예를 들었지만, 그것은 당시 합당이라는 특수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