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비싸도 살려면"…고령층 '생계형 보험 대출' 급증했다

지난해 고령층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 11조1625억원
전년 대비 10% ↑…전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 2배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한 어르신이 그늘로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만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험사에서 받은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만 60세 이상 연령층의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1조1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0%(1조145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율(5.5%)의 2배에 달한다. 대출 종류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고령층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조726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층 보험사 신용대출 잔액은 17% 늘어난 1조3256억원이었다. 전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5.8%)과 신용대출 증가율(2.2%)보다 높다.

이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라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규모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해있는 보험 보장 혜택은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 일정 범위(50~95%) 내에서 별도 심사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보험계약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에서 예외 조항으로 빠져있다.

보험사 가계대출 증가세와 고령층의 증가율이 전 연령대 평균을 웃도는 양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1.1% 늘어난 66조258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60세 이상의 대출 잔액은 2.9% 증가한 11조4899억원이었다.진 의원은 "은행권 대출 규제로 60대 이상 고령층이 DSR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보험사로 이동하고 있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위한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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