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제비갈매기·불나방 등 동식물 18종 새로 멸종위기종에

고니·금개구리는 멸종위기 2급서 1급으로 위기 '심화'
멸종위기 벗어나거나 등급 내려간 동식물은 5종에 그쳐
환경부, 5일 서울 코엑스서 야생생물 목록 개정 공청회
세계에 100마리도 안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뿔제비갈매기와 불나방 등 동식물 18종이 새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포함될 전망이다. 서식지가 파괴돼 개체가 급감한 고니와 금개구리 등 9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서 1급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개체 수가 안정화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에서 빠지거나 등급이 내려갈 동식물은 5종에 그쳐 지킨 동식물보다 잃어가는 동식물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정기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연다고 4일 밝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개정한다.

환경부가 마련한 개정안을 보면 뿔제비갈매기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에 새로 포함된다.

국제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는 1937년부터 63년간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2000년 중국에서 4마리가 발견돼 존재가 확인된 극 희귀종이다. 세계에 100마리도 살지 않아 생태가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개체가 줄어든 이유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작년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 7마리가 도래해 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쇠제비갈매기, 붉은가슴흰죽지, 시베리아흰두루미, 큰뒷부리도요 등 조류 4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어류로는 1978년부터 천연기념물이지만 개체가 급격히 줄어가는 어름치와 새미, 둑중개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포함된다.
무모하게 도전하는 사람을 '불나방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곤충인 불나방, 윤조롱박딱정벌레, 홍줄나비 등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신규 등재된다.

식물 중 이번 개정안에서 새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들어간 종은 나도여로, 눈썹고사리, 선모시대, 한라장구채, 나도범의귀, 장백제비꽃, 물석송 등이다.

천연기념물인 철새 고니와 느시 등 조류 2종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서 1급으로 조정된다.

포유류에선 무산쇠족제비와 물범, 곤충 중에서는 닻무늬길앞잡이·큰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 식물에서는 제주고사리삼과 탐라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급이 2급에서 1급으로 오른다.

양서·파충류 가운데는 도시개발로 서식지를 잃은 금개구리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서 1급으로 올라간다.

논 등 저지대 습지에서 하는 한국 고유종인 금개구리는 농약과 비료에 개체가 줄다가 개발로 서식지가 밀리면서 멸종위기에 닥쳤다.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난 종은 분포지가 확장한 어류 백조어(2급에서 관찰종으로 조정)와 개체 수와 개체군이 안정화한 식물 솔붓꽃·황근·개병풍(2급에서 등급 해제) 등 4종에 그쳤다.

조류 가운데 매는 개체가 늘어나고 분포지가 안정화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에서 2급으로 내려왔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서 노랑때까치와 꼬마도롱뇽 등 33종은 멸종위기가 올 수 있어 '관찰종'으로 지정됐다.

관찰종은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하지만, 기후변화에 위협받는 구상나무와 고슴도치 등 기존 관찰종을 포함하면 총 56종이다. 환경부는 공청회 이후 후속 절차를 거쳐 연내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