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막판 진통…국회의장 합의선출 극적 선회?

與 의총 후 최종안 공식 제안…"상임위원장 합의처리 약속시 의장단 선출 협조"
최대쟁점 '사개특위 구성' 여야 평행선…野 수용 여부 따라 정국 분수령

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이 4일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휴일인 3일 두 차례에 걸쳐 비공개 회동을 했으나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이날 오전에도 추가 회동 없이 합의 불발의 책임을 상대 당에 돌리며 장외 공방전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오전 의원총회를 마친 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면 이날 오후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고 민주당에 공식 제안을 내놓으면서, 원 구성 협상의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에 걸쳐 진행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는 조건으로 국회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는 공식 제안을 내놨다. 권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선출하는 게 아니라 여야 합의에 의해 빠른 시간 내에 여야 합의에 의해 선출하는 부분에 대해서 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약속을 한다고 한다면, 국회의장을 포함해 부의장 전체에 대해 오늘 선출하는 데에 협조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제안을 수용하면) 그 부분에 대해 다시 의총을 열어서 의원님들을 설득하겠다"며 "저희들이 통 큰 양보, 통 큰 결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날 오전까지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제안이 없을 경우 오후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을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여소야대 국회 지형의 한계에서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공식 제안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다만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여야 5대5 동수에 위원장은 여당이 맡는 것이 우리 당의 최종 양보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의총을 다시 열기로 했으며, 이같은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할 지에 따라 원구성 협상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여야는 원구성 협상이 전날 결렬된 데 대해 책임 공방을 벌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원구성 협상과 전혀 무관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며 "민주당은 앞에서는 민생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뒤에선 검수완박 악법 완성에만 열을 올리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구성의 본질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이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끼워넣지 말고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예고한 데 대해선 "절대다수 의석으로 입법 폭주를 일삼겠다는 선전포고"라면서 "국회법상 본회의 단독 소집 근거가 없으므로 민주당의 단독 본회의 소집과 단독 의장단 선출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전날 협상에 대해 "국정운영의 무한 책임이 있는 여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납득할 만한 입장 변화가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달라는 야당의 상식적 요구에 여전히 철벽처럼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가장 큰 쟁점인 법사위원장 양보라는 통 큰 결단을 내렸지만 돌아온 건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시간 끌기 뿐"이라며 "여당이 전향적인 안을 오전 중에 제시하지 않으면 국무총리 임명 동의에 추경에 법사위원장까지 양보한 민주당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민생 입법 처리와 국무위원 등 인사청문회 개최를 위해 국회의장 선출을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오늘부터 반드시 일하는 국회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비공개 회동에서 나왔던 '사개특위 구성' 관련 협상안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며 상대 당이 '억지'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을 설령 논의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정 뒤로 미루는 게 합리적이고, 이에 협상 과정에서 '사개특위 문제는 헌재 결정 뒤에 논의하자. 그것마저 어렵다면 사개특위 구성은 여야 5대5로 하고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끝내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사개특위에서의 안건 의결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국민의힘 제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추가적인 양보 의사를 밝혔음에도 국민의힘은 그 후 '사개특위 위원장도 내놓고, (특위) 구성도 여당 몫으로 하자'는 억지까지 부리며 결국 협상판을 걷어찼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강행할 경우에 대비해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국회 경내 비상 대기령을 내려둔 상태다. 민주당은 오후 본회의 직전 의총을 소집해 둔 상태로, 합의가 최종 무산될 경우 민생 입법 처리 등을 위해 국회의장 단독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여론전을 편 뒤 의장단 선출 강행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