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보다 싸게"…이마트, 유통가 '최저가 전쟁' 불 지폈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고물가 시대 '초저가' 내세운 유통가
이마트, '가격의 끝' 프로젝트 시작
대형마트·편의점 생활필수품 할인
이마트는 4일 필수상품군 40개를 선정해 상품군별 대표 상품을 주요 대형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쿠팡을 직접 겨눴다. 생활필수품 최저가를 선언하면서다. 계란, 우유, 김치 등 '40대 필수상품'을 선정해 연말까지 경쟁사인 주요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쿠팡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정부의 단순가공식품 부가가치세 한시적 면제 조치에 발맞춰 '최저가 경쟁' 카드를 뽑아들어 이슈 몰이에 나섰다. 유통업계에 또 한 번 '초저가 혈투'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마트 '최저가 카드' 뽑아들었다

이마트는 필수상품군 40개를 선정해 상품군별 대표 상품을 주요 대형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행사는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이마트몰(점포배송상품 기준)에서 진행된다.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펼치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한경 DB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필수상품군 40개를 선정해 상품군별 대표 상품을 주요 대형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이날 시작했다. 행사는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이마트몰(점포배송상품 기준)에서 진행된다.

프로젝트 상품은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용품 16개로 구성했다.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진행하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매입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표상품을 업계 최저가로 선보인다. 해당 상품 가격을 매일 홈플러스 및 롯데마트 온라인몰, 쿠팡 자체 매입 물품인 로켓배송 가격과 비교해 최저가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4일 필수상품군 40개를 선정해 상품군별 대표 상품을 주요 대형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이마트
이에 따라 이날부터 40대 품목 대표상품의 가격이 평균 13.0% 인하된 수준으로 책정됐다. 일례로 계란의 경우 알찬란(30구) 가격이 종전 7480원에서 6730원으로 떨어졌다. 양파(3입)는 1800원에서 990원으로 45% 인하된다.

이마트는 40개 필수상품군과 별개로 500개 상품을 선정, 한 주 단위로 최저가 관리를 실시한다. 이달 14일부터 2주 간격으로 구매 수요가 큰 상품 중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10대 상품도 조사해 최저가로 팔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어플리케이션(앱) 고객 대상으로 운영 중인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에 이어 전체 고객 대상으로 다시 최저가 마케팅 확대에 나섰다.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업(業)의 본질에 집중, 고객들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고물가로 근심이 커진 고객의 부담을 덜고자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지속적 최저가 관리를 통해 고객들에게 ‘이마트에 가면 김치 계란 등 나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통가, 초저가 전쟁 '신호탄'

이마트는 필수상품군 40개를 선정해 상품군별 대표 상품을 주요 대형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행사는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쇼핑몰 SSG닷컴 이마트몰(점포배송상품 기준)에서 진행된다.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펼치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한경 DB
경쟁사들은 대응 여부에는 말을 아끼면서 '물가 방어'를 내세운 기존 할인 행사 기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앞서 정부가 지난 1일부터 민생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단순가공식품의 부가가치세 10%를 2023년까지 면제하면서 관련 제품 할인에 나선 바 있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마트 역시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활필수품 500여 품목의 가격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올해 3월부터 운영하던 '물가 안정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물가관리를 하는 '프라이싱팀'이 관련 품목을 관리한다. 맛과 영양엔 차이가 없지만 조금 작거나 흠이 있는 과일 등 '역발상'을 통해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롯데마트는 "프라이싱팀이 매주 목요일 또는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 수준을 평가해 매가를 조정하거나 대안책을 찾고 있다. 사전 가격 예측으로 대체 상품을 준비,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일으킨 대표적인 상품이 캐나다산 돼지고기"라고 소개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 목심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행사 기간 해당 부위에 대해 정상 가격보다 20% 할인 판매하고 행사 종료 후에도 정상 가격보다 10%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1월부터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전개한 지난 1월13일부터 6월12일까지 홈플러스 온라인 주문량은 약 25% 급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GS25에서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고르는 고객의 모습. 사진=GS리테일
고물가에 따른 초저가 경쟁은 대형마트 업계 밖에서도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입지를 다진 편의점이 있다.GS25의 경우 지난달 계열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자체브랜드(PB) 공산품 6종을 도입했다. CU 역시 PB 상품 도입 후 상품군 다양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말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론칭하고 7월 한 달간 '물가 잡는 알뜰장보기' 콘셉트의 할인 행사를 펼친다.

세븐일레븐 측은 "코로나19 이후 편의점에서 식자재 및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최근 고물가 행진이 이어져 고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초저가 브랜드 굿민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