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없이 햇반도 할부로"…MZ세대의 '신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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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 소비법'‘Buy now, Pay later(지금 사고, 나중에 낸다)’를 줄인 말인 BNPL은 코로나19 수혜를 본 영역이다. BNPL은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값은 나중에 지불하는 분할·후불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가 없거나 지갑이 얇은 2030 세대가 분할 결제를 위해 BNPL을 활용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졌다.
국내 BNPL 서비스 업체인 ‘소비의미학’이 서비스 출시 2주년을 앞두고 BNPL 결산 리포트를 공개했다. 소비의미학에 따르면 2020년 9월 BNPL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사용자가 분할 결제한 최저가 상품은 1만10원짜리 즉석밥이었고, 최고가 상품은 159만원짜리 태블릿PC였다. 최다 구매 아이템에는 애플워치, 에어팟, 닌텐도 스위치가 나란히 1, 2, 3위에 올랐다. 일시 전액 결제가 부담되는 고가의 소형 전자기기를 분할 결제로 구매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항공권, 반려동물 아이템, 순금 골드바 등을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주 사용 연령은 20대가 65%, 30대가 17%였다. 소비의미학 관계자는 "신용카드의 불편함을 보완해주는 새로운 결제 수단에 대한 필요를 느끼는 MZ 세대가 주 사용층"이라고 했다. 직업은 학생 38%, 직장인 34%이었다. 소비의미학 측은 “MZ 세대라면 직업을 불문하고 분할 결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구매하는 상품의 카테고리와 금액대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BNPL은 신용카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부담스러운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일종의 할부법이다. 신용카드를 만들려면 직장이나 소득, 계좌 등이 필요하다. 학생이나 주부, 파트타임 알바생은 이용이 어렵다. 하지만 BNPL은 일정 나이만 넘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에서 BNPL 서비스를 한 번 이상 활용한 18~24세 사용자는 2020년 7월 37.71%에서 2021년 3월 61.16%로 늘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