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소설 '원더보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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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뮤지컬단, 내달 19~27일1984년, 열다섯 살 소년 정훈은 트럭에서 과일을 파는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정훈이 본 마지막 아버지의 얼굴은 우주비행사처럼 밤거리의 불빛들을 향해 나아가던 그 옆모습이 된다. 사고 후 1주일 만에 깨어난 정훈에겐 사람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이 생긴다.
교통사고로 초능력 갖게된
10대 소년의 성장기 다뤄
15세 초능력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김연수의 베스트셀러 소설 《원더보이》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뮤지컬단은 다음달 19~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창작뮤지컬 ‘원더보이’를 공연한다. 무용, 국악, 미디어아트 등 동시대 예술 각 분야의 실험작을 선보이는 세종문화회관의 싱크넥스트22 시리즈 중 하나다.김연수는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2003년)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2009년) 《달로 간 코미디언》(2007년)으로 각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견 작가다. 2012년 출간한 성장소설 《원더보이》는 단절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주체적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총괄프로듀서를 맡은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주인공 소년은 초능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오히려 다른 가치를 획득하고 성장한다”며 “초능력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출가 박준영, 작가 성재현, 작곡가 박윤솔 등 뮤지컬계에서 주목받는 신진 창작진이 이 작품을 위해 뭉쳤다. 지난해 8월 낭독 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이후 약 1년간 정식 공연을 준비했다. 박준영은 “낭독 공연에서 확인한 정서는 잘 살리면서도 소년의 성장기가 극적으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각색했다”며 “소년의 마음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음악적 언어로 표현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윤솔은 “원작 소설 속 메타포(은유)와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하기 위해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음악이 극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 정훈 역은 서울시뮤지컬단 배우 김범준과 드라마 ‘로스쿨’에서 연기한 배우 이휘종 등이 함께 맡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