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돌로미티산맥 빙하 붕괴…등반객 최소 6명 사망

9명 부상·실종자 15명 추정
최근 폭염 사고 원인일 수도
3일(현지시간) 빙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표지판이 서 있다. 마르몰라다는 해발 고도 3천343m로 알프스의 지맥인 돌로미테 산맥 최고봉이다. /사진=AFP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에서 빙하가 붕괴해 등반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붕괴한 빙하가 등반객들을 덮쳐 최소 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마르몰라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자리한 '세락(serac)'으로 불리던 큰 얼음덩이가 무너졌다. 사망자 외에 부상자가 8명, 실종자는 15명으로 추정돼 사상자는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구조팀이 헬리콥터 5대를 포함한 인력과 물자를 총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부상자들은 벨루노, 트레비소, 트렌토 등 인근 도시로 후송됐다.

사고 당시 정확히 몇 명의 등산객이 현장에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은 주차장에서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다.사망자나 부상자의 국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희생자 가운데 외국 국적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의 빙하 붕괴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드론을 통해 조명을 비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큰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나와 등반객들을 덮쳐 최소 6명이 숨졌고 9명이 부상했다. /사진=AFP
'돌로미티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마르몰라다산은 3343m 높이로 알프스의 지맥인 돌로미티 최고봉이다.

한여름에도 정상 주변을 덮은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빙하가 빠르게 녹아 없어지고 있다.일부 언론은 이번 참사가 마르몰라다 정상부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10도를 찍은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서유럽 곳곳에서 최근 한 달간 긴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구조대 역시 6월 말 이래 이탈리아를 강타한 폭염이 빙하가 떨어져 나간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