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윔블던 8강 안착…4강서 '악동' 키리오스와 맞대결 가능성

여자 단식선 2019년 우승자 할레프, 4위 바도사 꺾고 8강행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23번째 메이저 테니스 대회 우승까지 3승만을 남겨뒀다. 나달은 4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총상금 4천35만 파운드·약 642억3천만원) 8일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2시간 22분 만에 보틱 판더잔출프(25위·네덜란드)를 3-0(6-4 6-2 7-6<8-6>)으로 돌려세웠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역대 최다 22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나달은 3번만 더 이기면 23번째 우승을 이뤄 이 부문 2위권과 격차를 벌린다.

현재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97위·스위스)가 나란히 20회 우승으로 나달의 뒤를 쫓는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고, 조코비치는 8강에 선착했다.

나달과 조코비치가 끝까지 살아남으면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는 대진이다.

나달은 또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무려 12년 만에 윔블던 우승을 이룬다.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통산 14차례나 우승한 나달은 잔디코트에서 펼쳐지는 윔블던에서는 2차례만 정상에 올랐는데, 2010년 대회에서 우승한 게 마지막이다.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 뒤 고질적인 왼발 부상으로 실전에 나서지 못하다 이번 대회를 소화하게 된 나달은 1, 2회전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회전, 16강전에서는 점차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달은 8강행을 확정한 뒤 "이번 대회에서 여기까지 오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지난 몇 달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면서 "대회 초반과 달리 3회전과 16강전에서는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달의 다음 상대는 테일러 프리츠(14위·미국)다.

나달과 프리츠는 통산 전적에서 1승 1패를 기록 중인데. 가장 최근 대결인 올해 3월 마스터스 1000 BNP 파리바오픈 결승에서는 프리츠가 이겼다.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40위·호주)는 브렌던 나카시마(56위·미국)를 3시간 11분 승부 끝에 3-2(4-6 6-4 7-6<7-2> 3-6 6-2)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키리오스는 크리스티안 가린(43위·칠레)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여기서 이기면 나달-프리츠 경기 승자와 맞대결한다.

키리오스가 윔블던 8강에 오른 것은 19세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해 16강에서 나달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2014년 대회 이후 처음이다.

키리오스는 당시 큰 기대를 받았으나, 불같은 성격 때문인지 성적보다는 '사고'로 더 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해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벌써 2차례나 벌금 징계를 받았다.
키리오스는 "8년 전 나달과 경기를 앞둔 나를 에이전트가 새벽 4시에 술집에서 끌어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그날 이후로 정말 먼 길을 돌아왔다"면서 "오늘은 와인 한 잔을 마셔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자 단식에서는 2019년 대회 우승자인 시모나 할레프(18위·루마니아)가 16강에 오른 선수 중 두 번째로 랭킹이 높은 파울라 바도사(4위·스페인)를 2-0(6-1 6-2)으로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할레프가 메이저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지난해 호주오픈(8강 탈락) 이후 처음이다. 할레프는 하모니 탄(115위·프랑스)을 꺾고 올라온 어맨다 아니시모바(25위·미국)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