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부회장이 밝힌 '롯데 유통'의 비책 "단순화가 유통의 핵심"

신동빈 롯데 회장과 약 1주일 간 유럽 출장을 다녀 온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유통군 총괄대표)이 “유통 1번지 회복”을 선언했다. ‘고객들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 롯데를 떠올릴 수 있도록 롯데 유통군의 11개 사업부가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가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단순화’다.

김 부회장은 5일 ‘샘톡스(Sam Talks)’라는 유튜브 채널로 ‘(롯데)유통군의 현재와 미래’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올 2월 취임 직후에 올린 동영상에 이어 두 번째다. P&G 출신으로 롯데쇼핑의 첫 외부 CEO(최고경영책임자)인 김 부회장은 “취임 후 약 5개월을 고객과 롯데 임직원을 배우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조직 진단의 시간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롯데의 일하는 방식을 ‘5S(단순화, 표준화, 시너지, 규모의 확장, 공유)’를 기준으로 확 바꿀 것으로 주문했다.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라는 목표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조직 내 평가와 업무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롯데의 미래와 관련해 김 부회장은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는 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M&A(인수·합병)에 뛰어들기보다는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하이마트, 코리아세븐, 홈쇼핑, 유니클로, GFR, STL, 멤버스 등 11개 사업부가 힘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롯데를 경험하는 고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롯데의 마케팅 역량을 키우는데 최우선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최근 롯데지주가 투자한 온라인 펀딩플랫폼인 와디즈와 롯데 유통군과의 협업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쇼핑에서 팔 물건들을 사전에 테스트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