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 발견 강입자충돌기 최대 충돌에너지로 3차 실험 착수

13.6 TeV로 양성자빔 충돌…충돌 20배 늘려 "새로운 발견 길 열어"
'신의 입자'로 알려진 힉스(higgs)의 존재를 입증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충돌기'(LHC)가 5일(현지시간)부터 충돌에너지를 최대로 높여 우주 구성에 관한 새로운 비밀찾기에 나선다. 힉스 입자 발견을 통해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인 기본입자와 4가지 힘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완성한 지 꼭 10년만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LHC는 3년 간 실험을 중단하고 성능개선 작업을 한 끝에 지난 4월 3차 자료 수집을 위한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날부터 충돌에너지를 13.6 테라전자볼트(TeV)로 높여 양성자빔 충돌실험을 시작한다.

서로 마주한 양성자빔은 지하 100m 깊이에 묻힌 27㎞ 길이의 가속기 링에서 빛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하게 된다. 충돌 결과는 ATLAS와 CMS, LHCb, ALICE 등 4대의 대형 검출기를 통해 기록되고 수천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분석할 예정이다.

3차 자료수집 기간은 4년 가까이 진행될 예정이다.

CERN의 가속기 및 기술담당 책임자인 마이크 라몬트는 "초당 16억 번의 양성자 충돌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양성자 빔은 충돌률을 높이기 위해 머리카락 굵기의 7분의 1 정도인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좁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아직 확인할 것이 더 남아있는 힉스입자를 좀 더 깊이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힉스 입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입자의 하나로 다른 기본입자들이 질량을 갖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신의 입자라는 별명도 빅뱅직후 다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며 우주 형성에 기여했다고 해서 붙여졌다. .
피터 힉스 박사가 1964년에 예견했지만 표준모형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LHC 가동 1년 만에 발견되면서 표준모형의 검증을 완료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표준모형을 흔드는 여러 가지 발견이 잇따르면서 힉스 입자를 더 깊이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3차 가동은 힉스 입자를 발견했을 때보다 20배 더 많은 충돌이 이뤄지는데, 라몬트는 "새로운 발견을 향한 길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했다.

LHC는 이번 가동이 끝나면 다시 성능개선 과정을 거쳐 2029년 검출력을 10배 높인 고휘도 LHC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후에는 100㎞에 달하는 가속 고리에 충돌에너지를 100 TeV로 높인 미래순환충돌기도 구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