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물가 오름세"…한은, 이달 빅스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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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이언트스텝땐 수입물가 자극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환보유액도 한달새 94억弗 급감
경기 둔화·가계부채 경착륙 위기
일각선 '0.25%P 인상' 관측도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5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물가상승률은 올 들어 빠르게 확대됐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향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까지 고공 행진하면서 물가를 제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은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면서 현재 연 1.75%로 같은 한·미 간 기준금리의 역전은 예정된 상황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뒤 격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약세를 부추겨 수입품의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대거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6월 외환보유액은 한 달 새 94억3000만달러 감소한 4382억8000만달러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통화량의 5%, 유동 외채의 30%, 외국환 증권 및 기타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를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판단한다.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적정 수준의 98.94%였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일각선 한은이 0.2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ING그룹은 전날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며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