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소주성 설계' 홍장표, 사퇴 압박에 "KDI 원장 남을 이유 없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사진=한경DB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KDI 원장으로 더 남아있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이는 최근 현 정부와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데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홍 원장은 6일 발표한 '총리 말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다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며 "정권이 바뀌고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 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을 넘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연구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아울러 홍 원장은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며 "제가 떠나더라도 KDI 연구진들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에 따라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피력했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 수석이자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그의 거취를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윤석열 정부랑 너무 안 맞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