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발견 아동 시신 사인 불명…경찰, 신원 파악 주력

집중 호우에 북한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있어

지난 5일 경기 김포시 한강하구에서 발견된 아동 시신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 심한 부패로 사인 파악이 어렵다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일단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나 이 시신이 북한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6일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정오께 김포시 한강하구에서 물에 떠 있다가 발견된 이 시신에 대해 국과수는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 파악이 어렵다"는 부검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해왔다.

시신에 골절이나 외상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단 실종 신고가 접수된 아동들과 이번에 시신 상태로 발견된 이 아동의 외모, 복장 등 조건을 비교하면서 신원 파악에 힘쓰고 있지만, 현재까지 유사한 사례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어린이는 키 120㎝ 정도의 남아로 상의는 없고 하의는 속옷 없이 고무줄 바지를 입은 채 발견됐다.

합성 섬유 재질의 바지는 상표나 라벨이 없어 국과수와 한국의류산업협회 등이 정밀 분석 중이다. 시신이 북한 지역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에도 북한 지역에서 시신이 떠내려 온 사례가 있는 데다 최근 북한 평안남도와 황해도 등지에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시신 발견 전후 시점이 바닷물이 한강 쪽으로 들어오는 시간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2016년 8월 강화도 서북쪽 해상에서 북한 쪽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어린이 시신이 군에 발견된 바 있다. 당시 군은 이 시신이 북한과 너무 가까운 위치에 떠 있어 바로 대응 조치를 못 하다가 한강을 따라 김포시 하석면 배수펌프장 부근까지 떠내려온 뒤 수습해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북한에서 떠내려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범죄 피해 등 모든 경우를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군 당국의 협조를 받아 CCTV나 목격자 조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