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소리와 함께 구멍 난 비행기…그대로 14시간 날았다

옆면에 구멍이 뚫린 채로 14시간을 비행한 에미레이트항공 비행기 /사진=AIRLIVE 트위터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출발해 호주로 향한 여객기가 비행 중 옆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안전하게 비행을 마쳤다.

5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 소속 비행기가 아랍에메리트에서 호주로 향하기 위해 활주로에서 이륙한지 45분 만에 기체 외부 패널에 구멍이 뚫리는 결함이 발생했다.승객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쾅!' 하는 큰 소리가 났고, 바닥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폭발음이 났을 당시 승무원들은 기내식 서비스를 중단하고 날개와 엔진을 점검했지만 별다른 이상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들은 여객기가 이착륙할 때 사용하는 바퀴에 구멍이 난 것으로 판단하고, 회항이나 비상착륙이 아닌 정상 비행을 선택했다. 도착지인 호주 브리즈번공항에 '긴급 서비스'를 미리 요청하기도 했다.

그렇게 14시간의 비행을 마친 후 공항에 도착해서야 굉음이 원인이 밝혀졌는데, 이는 바퀴가 아닌 비행기 외부 패널 옆면에 생긴 구멍 때문이었다.브리즈번공항 엔지니어들은 여객기 왼쪽에서 커다란 구멍과 함께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바퀴를 비행기 내부로 집어넣는 기어 중 일부의 볼트가 풀린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일부 볼트가 풀린 것이 해당 구멍과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에미레이트항공 대변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객기의 타이어 22개 중 하나가 비행 중 파열되면서 기술적 결함이 발생했다"면서 "이로 인해 항공기 외부 패널 및 일부 작은 부품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객기는 무사히 착륙했으며, 부상이나 대피한 승객은 없었다"고 덧붙였다.에미레이트항공 측에 따르면 해당 기체는 이후 예정돼있던 비행 스케줄을 모두 취소하고 브리즈번공항에서 정비를 받았고, 3일 뒤 저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으로 돌아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