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제주 삼나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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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전시회 '나는 제주 삼나무예요'제주도에서 대량으로 벌목, 폐기되고 있는 삼나무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한국리본ReBorn협회, 8~10일 제주 애월서 개최
김만수 화백·박소연 도예가 등 30여명 참여
'감사' '위로' 담은 작품 50여점 선보여
한국리본ReBorn협회는 버려지는 삼나무를 재료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접목한 작품들을 공개한다.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제주 애월읍 갤러리R 애월댕댕(애월OO)에서 열리는 ‘나는 제주 삼나무예요’ 전시회에서다. 삼나무는 1960년대 제주도 감귤 농업이 커지면서 대량으로 심어졌다. 거센 바닷 바람을 막기 위에 농장이나 마을 주변에 심던 방풍림이다. 키가 쑥쑥 잘 커 ‘쑥대낭’으로 불린다.
그러나 너무 웃자라면서 오히려 햇볕을 가리고 봄마다 꽃가루로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단점이 부각돼 최근에는 대량으로 벌목·폐기되고 있다.
협회는 여러 분야의 예술가 및 전문가들과 함께 버려지는 삼나무를 재탄생(Re-Born)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전시에는 서귀포 출신으로 해외 회화계의 주목을 받은 김만수 화백을 비롯해 박소연 도예가, 이종철 화가, 김은주 퀼트작가, 황건 배우, 서민지 미술심리상담사, 신이비 동화작가, 마이영 캐릭터 크리에이터 등 각계 각층의 예술가 30여명이 참여해 삼나무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주최측은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삼나무 리본 작품들을 통해 ‘감사’ ‘소통’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관람은 무료다. 협회는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선물 꾸러미도 선착순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한국리본ReBorn협회 박선 운영위원은 “한라산의 삼나무는 곧고 멋지게 자랐지만, 감귤밭과 마을 주위에 방풍림으로 빽빽히 심었던 삼나무는 바람에 시달려 구불구불 자라거나 말라죽는 경우도 많았다”며 “가족과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하면서 희생해온 우리의 부모님과 주변의 고마운 분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리본ReBorn협회는 문화·예술 지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을 주 목적으로 올해 초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