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만 3200억 담았다…증시 폭락에 큰손들 눈 돌린 곳
입력
수정
개인투자자들 국고채에 '뭉칫돈'국내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국채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3%를 넘기면서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안정성도 높아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KB증권, 6월에 상반기 전체 중 60% 팔아
KB증권은 상반기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국고채 금액이 13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월별로 보면 6월이 909억원으로 전체의 65%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 강남 등 고액자산가들이 많은 지역에서 상당량의 국고채 판매액이 소화돼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에 나선 개인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김성현 KB증권 채권상품부장은 “판매 비중의 60% 이상이 강남 지역 지점들에서 소화될 정도로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채권 인기가 높다”며 “과거 국채는 금리가 낮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매력도가 무척 낮은 상품이었지만, 현재는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으면서 안정성도 높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채권 시장 전체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국고채를 3238억원 순매수했다. 5월(1079억원) 대비 200%, 전년동기(1010억원) 대비 220% 늘어난 금액이다.
국고채 금리는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85% 수준에서 5일 기준 연 3.30%까지 치솟았다. 시중 은행이 최근 들어 예금금리를 3%대로 끌어올린 점을 고려하면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셈이다.전문가들은 회사채보다 유동성이 높아 매매 차익을 실현하기 쉽다는 점도 자산가들이 국채 투자에 몰리는 이유로 꼽는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현재 보유한 채권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보장하므로 가격이 상승한다. 회사채의 경우 수급 문제로 개인 투자자들이 실제 매매 차익을 실현하기 대단히 어렵지만, 국고채는 거래자가 많아 회사채보다 매매 차익 실현이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국채는 거래금액 단위가 10억원 수준으로 주식보다 높은 편이지만 회사채보다 거래는 훨씬 활발한 편”이라며 “KB증권은 국고채를 보유한 고객이 매도를 원할 경우 시장 금리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여 이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증가하는 물가연동채권은 최근 물가상승을 피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실질 금리는 3%대지만 표면금리가 낮아 이자소득 과세부담이 적은 국민주택채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