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공기관장 교체 본격화…문화계 등 술렁(종합)

대구도시공사 사장 사의…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 권고사직 통보
홍준표 대구시장이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가운데 물러나는 기관장이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용퇴를 하는 사례도 있고, 대구시의 권고사직 형태로 물러나는 경우도 있다.

7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정명섭 대구도시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장이 사의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 사장은 시의회 업무보고 등 당면 현안이 마무리되는 오는 22일께 공식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4월 22일 취임해 3개월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정 사장은 "고민 끝에 대구 미래 50년을 위해 용퇴를 하기로 했다"면서 "지금 대구는 중단 없는 시정혁신을 통해 변화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시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인용하며 "우리 대구는 지금 두 갈래의 길 중 풀이 우거지고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도 조만간 사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최근 이 관장에게 권고사직을 공식 통보했다. 오는 21일까지 근무하고 22일자로 사직하는 형태다.

이렇게 되면 내년 2월까지인 3년 임기를 다 못채우고 2년 5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된다.
이 관장은 "홍 시장의 큰 틀의 개혁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그동안 못한 작곡가로서의 창작활동에 당분간 전념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고향 대구 음악계를 위해 예술행정가로서의 경험을 살릴 기회가 있다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단계적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문화재단, 대구관광재단,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미술관 6개 기관을 묶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만드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관장 외에 지역 문화계에서 추가로 사의를 표명하는 사례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홍 시장의 통폐합 방안에 대해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대구공무원노조는 "돈 좀 아껴 보겠다고 수십 년간 온 시민이 애써 구축해온 문화 인프라를 한꺼번에 흔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립예술단 예술감독 등도 상당수 교체되거나 임기 만료시 재계약이 안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문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이후 문화계 구조조정안을 포함해 산하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0개로 줄이는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