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화정책 풍향계' 뉴질랜드, 3연속 빅스텝 여부 관심

긴축에 경기침체 우려도…루마니아는 금리 1.0%p 인상

세계 통화정책의 '풍향계'로 불리는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3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 2016년 11월 이후 최고인 2.0%로 높인 데 이어 이달 13일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추가 금리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작년 7월 선진국 중 처음으로 양적완화(QE)를 위한 채권 매입을 중단했으며,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긴축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주요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이어 이달에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추가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으며, 호주중앙은행(RBA)도 지난달과 이달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블룸버그는 RBNZ가 3연속 0.5%포인트 인상을 준비하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뉴질랜드를 다른 선진국들의 방향을 알려주는 '대리인'으로 본다고 전했다. 호주뉴질랜드(ANZ) 은행의 뉴질랜드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샤론 졸너는 "외국인들은 뉴질랜드를 '탄광의 카나리아'로 본다"고 짚었다.

'탄광의 카나리아'는 다가오는 위험을 먼저 알려주는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 모두가 이번에 RBNZ가 기준 금리를 2%에서 2.5%로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지난 5월 RBNZ는 기준금리가 2023년 3분기에 3.95%로 올라 4% 정점에 근접한 뒤 2024년 중반부터 완만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RBNZ가 단행한 급격한 긴축으로 뉴질랜드에서 2분기 기업 신뢰지수(경기전망)가 곤두박질치고 집값이 2009년 이후 가장 큰 분기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RBNZ가 금리 인상을 주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HSBC의 아시아 경제 리서치 공동책임자인 프레더릭 뉴먼은 "RBNZ가 브레이크를 밟은 후 뉴질랜드 경제 도로에 첫 번째 '스키드 마크'(차량이 급제동할 때 길에 남는 타이어 자국)가 생겼다"며 통화긴축 방향이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전 연구원인 폴 셔드는 "RBNZ가 험난한 지형을 어떻게 탐색하는지 면밀히 관찰할 가치가 있다"며 "RBNZ의 선택은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간) 루마니아가 기준금리를 4.75%로 1.0%포인트 올렸다고 보도했다.

애초 애널리스트들은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으나, 실제 인상 폭은 이보다 컸다.

앞서 지난달 체코와 폴란드는 기준금리를 각각 1.25%포인트, 0.75%포인트 각각 인상했다. 폴란드와 헝가리의 중앙은행들은 7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