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커피 뺨친다"…'역대급 폭염'에 인기 폭발한 음료

카페주인 수박 10통씩 사는 이유
"웬만한 커피메뉴보다 인기"
식음료업계, 올여름 겨냥 색다른 수박 상품 잇따라 선보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44)은 최근 수박을 하루에 10통 이상씩 사들인다. 본격 여름철로 접어들며 날씨가 더워지자 지난달 판매를 개시한 수박주스가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통상 카페에서 주로 매출을 올리는 제품은 아메리카노다. 하지만 이 카페에선 최근 수박주스 판매량이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손님들이 웬만한 커피 메뉴보다 더 많이 주문할 정도다. 김 사장은 “수박은 자르고 씨를 바르는 등 준비 과정이 까다롭지만 요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며 “오전엔 수박주스를 주로 만드는 알바생도 고용했다”고 말했다. 대표 여름철 과일 수박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역대급 폭염’에 수박 제품 인기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발빠르게 수박 음료를 출시하는가 하면 식음료업계도 수박 본연의 맛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7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드롭탑, 잠바주스, 커피베이 등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은 수박주스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대부분 업체들의 수박주스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썸플레이스는 여름시즌 한정으로 출시한 수박주스를 출시했다. 이 음료는 2016년 첫 출시 후 매년 판매 기록을 경신 중이다. 국내산 수박을 통째로 갈아 만든 슬러시 타입으로, 아삭한 수박 조각까지 올라가 마시는 재미가 있다. 출시 후 한 주간 전체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다.이디야커피가 지난 5월 말 선보인 수박주스는 하루 평균 2만잔 이상씩 팔려나가고 있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수박주스 판매량은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많다. 회사 관계자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생과일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청량감이 있는 수박주스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롭탑에서도 여러 여름 신메뉴 중 수박을 갈아 넣은 '꿀수박 스무디'의 반응이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커피베이는 작년 여름 한정으로 음료를 출시한 후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이 있어 이달 시즌 음료로 ‘리얼수박 주스’를 내놨다. 잠바주스는 롯데마트와 ‘농가 상생 과일에 대한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산 신품종 ‘블랙위너수박’을 재료로 한 주스를 판매 중이다.
전북 고창수박을 재료로 만든 ‘고창수박빵’. /고창군 제공
수박주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역 커뮤니티 곳곳에선 “수박주스 파는 곳 찾아요", "수박주스 맛집 공유해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이 수박주스를 판매하는 카페 등을 공유하면서 인기가 확산하는 분위기다.식음료업체들도 수박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얼음 아이스컵 브랜드 '쿨샷'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수박 맛을 담았다. 오리온은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초코파이情(정) 수박'을 출시했다. 초코파이 마시멜로에 수박 과즙을 더해 과일 맛을 낸 게 포인트다.

지자체도 나섰다. 전북 고창군은 특산품인 수박으로 만든 ‘수박빵’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동그란 초록색에 짙은 줄무늬를 넣어 수박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게 특징으로 안에는 수박 맛을 내는 빨간 앙금을 넣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