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장녀 "아버지, 매장 전 한미동맹 메시지 남기려 해"

2주기 추모행사 앞두고 칠곡군 찾아 유언 공개
고(故) 백선엽 장군 2주기를 앞두고 가족이 경북 칠곡군을 찾아 실현되지 못한 그의 유언을 공개했다.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는 8일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육군협회 공동 주관으로 백 장군 2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

백 장군 장녀 백남희(74) 여사는 하루 앞서 7일 칠곡군을 찾아 김재욱 군수에게 아버지 유언을 전했다.

백 여사는 "아버지가 임종을 앞두고 두 가지 유언을 남겼다"며 "매장 전 서울 동작구 국립묘지에서 전우에게 인사를 하고, 평택 미군 부대와 부대 내 워커 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군 부대에선 고인이 된 아버지를 맞을 준비를 했지만, 마지막 소원은 일부의 반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며 "저는 아버지 유언을 하나도 실천하지 못한 불효녀이자 죄인이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김 군수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다부동 흙을 담고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를 심은 화분을 백 여사에게 전달했다.

백 장군은 생전에 낙동강 전선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칠곡군을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큼 애착을 보였다. 이에 가족은 한때 칠곡군 다부동을 백 장군 장지로 검토했다.

김 군수는 "백 장군의 나라 사랑과 충심은 늘 한결같았다"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한 공로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 장군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 만에 낙동강 전선만 남은 위기 속에 국군·유엔군과 함께 다부동 전투에서 전공을 세워 한국군 최초 대장에 올랐다. 전쟁 영웅으로 불리던 그는 2020년 7월 10일 별세했다.

/연합뉴스